사도신경 성자 하나님(2조) 부분에서 “수난과 죽음과 장사됨”을 고백한 뒤에, “그가 음부에 내려가셨다(descendit in inferna)”라는 문구가 있다. 이 표현은 사도신경에서 가장 큰 난제이다. 종교개혁자들은 사도신경을 주해하면서 이 부분을 피할 수 없었다. 그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실체께서 음부강하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가 음부에 내려가셨다(descendit in inferna)” 문구는 고대 로마교회의 세례고백서와 니케아 신조에는 없다. 그러기 때문에 이 문구는 사도신경에서 난점 중 하나이다. 이 특징은 날조된 것이 아니다. 관련된 진술이 교부들에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2 세기나 3 세기에 쓰여진 신조에는 “음부 강하(descendit in inferna)” 내용이 없더라도,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고 부활한 사이에, 지하에서 지냈다는 신앙은 이전부터 잘 알려진 교설 중의 하나이다. 그것은 성경 본문에 근거한 것이기도 하다.

“올라가셨다 하였은즉 땅 아랫 곳으로 내리셨던 것이 아니면 무엇이냐”(엡 4:9)

“저가 또한 영으로 옥에 있는 영들에게 전파하시니라”(벧전 3:19‬)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는 이같이 말하되 네 마음에 누가 하늘에 올라가겠느냐 하지 말라 하니 올라가겠느냐 함은 그리스도를 모셔 내리려는 것이요 혹 누가 음부에 내려가겠느냐 하지 말라 하니 내려가겠느냐 함은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모셔 올리려는 것이라”(롬 10:6-7)

“하늘에 올라갔다가 내려온 자가 누구인지, 바람을 그 장중에 모은 자가 누구인지, 물을 옷에 싼 자가 누구인지, 땅의 모든 끝을 정한 자가 누구인지, 그 이름이 무엇인지, 그 아들의 이름이 무엇인지 너는 아느냐”(잠 30:4)

이그나티우스, 폴리캅, 이레니우스, 터툴리안 그 외 다른 교부들도 예수가 지옥으로 내려갔다는 것을 분명히 언급했다.

AD 4 세기에 고대로마신경을 소개한 루피누스(Rufinus)는 『신조해설』(Expositio Symboli)에서 자신의 고향 아킬레이아(Aquileia)의 교회가 사용하던 신경을 소개하고 있는데, 아킬레이아 신경에는 고대로마신경에 “음부 강하(descendit in inferna)”가 더 추가되었다. 이 신앙고백서는 AD 390년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신경에 “음부에 내려가사”라는 문제의 문구가 삽입되어있다. 이 문구가 동방교회의 문서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것은 AD 360 년경의 아리우스(Arius) 신조이다. 이 문구는 아다나시우스 신경과 AD 650 년경의 고대 갈리아 예배문에도 들어있다.

또한 4 세기 중반에 시리아 교회들이 받아들인 공식문서에도 “음부 강하(descendit in inferna)” 문구가 들어있다. 이 문구가 들어있는 공인 본문인 사도신경은 모든 종교개혁가들에 의해 수용되었고, 따라서 루터교회나 개혁교회, 장로교회 및 영국 성공회도 사도신경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였다. 그 후에 생성된 개신교 여러 교파들 역시 예외없이 “음부에 내려가사” 라는 문구를 포함하고 있는 사도신경을 교회의 공식문서로 받아들였으나, 20세기 미국 감리교 진영 중에서 “음부 강하(descendit in inferna)” 문구를 삭제하는 경향이 있었다.

16 세기 종교개혁가들이 작성한 교리문답에서, 사도신경을 얼마나 중요하게 다루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 17 세기의 웨스트민스터 대교리 문답서와 소교리 문답서 역시 사도신경을 공적인 신앙고백으로 받아들였는데, “음부에 내려가사” 라는 문구에 대하여는 대교리 문답 50 문과 소교리 문답 27 문에 각각 문답하고 있다.

최근 영국교회와 미국의 복음주의 루터교단은 “음부에 내려가사”(descended into hades) 대신에 “죽은자들에게 내려가사”(descended into the dead)로 번역한 사도신경을 공식적으로 사용한 모습도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천주교가 이 부분을 “저승에 가시어”로 번역했고, 성공회는 “죽음의 세계에 내려가시어”로 번역한 반면에, 모든 한국 개신교회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감리교처럼 이 부분을 빼고 번역했는데, 그 이유는 1908 년 장로교회와 감리교회가 합동 찬송가를 발간하면서 사도신경의 통일이 불가피하게 되었는데, 이때 한국장로교회는 연합을 위해 감리교회의 의견을 따라 음부강하를 뺀 사도신경을 오늘날까지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 고신 교단은 사도신경을 번역하였는데 “음부 강하(descendit in inferna)”를 추가시켜 공인하였다.

‘그리스도의 음부강하’란 문구가 각 교파의 사도신경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석하는 내용은 각각 같지 않다. 필자는 ‘그리스도의 음부강하’에 대한 각 교파의 해석을 수록한 다음 여기에 대해 반증하고 필자의 견해를 피력하고자 한다.

1) 로마 카톨릭의 견해

로마 카톨릭 교회에서는, 그리스도께서 죽으신 후, 구약 성도들이 갇혀있는 선조림보(고성소)에 내려가셔서, 그들을 해방하여 천국에 데려가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필자의 반증: 천주교에서 고성소 또는 림보(라틴어: limbus)라는 신학 이론이 있다. 림보는 “하늘의 변방(가장자리)”이라는 뜻이다. 림보에는 지옥과 방불한, 그러나 일정량의 행복이 존재하는데 두 장소(유아림보와 선조림보)가 있다. 유아림보(Limbus Infantum)는 미처 세례를 받지 못하고 일찍 죽은 유아들의 영혼이 머무는 장소를 가리키는 말인데, 교리는 아니고 ‘신학적 가설’이다. 이 유아들은 너무 어린 나이에 죽어, 이성으로 본죄를 짓지는 않았지만, 그리스도를 믿고 세례를 받지 못한 채 죽었으니, 원죄가 남아있는 상태이다. 어거스틴 시대 이래로, 신학자들은 세례가 구원을 받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며, 요구 조건이라고 생각하면서, 세례를 받지 않았지만 죄를 짓지 않은 유아들이, 사후에 어떻게 될지를 놓고 논의를 거듭해 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여러 주장들 가운데 유아림보에 대한 가설이 가장 그럴 듯 한 것으로 제시되었다. 이 신학적 견해를 지지하는 이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유아림보에서는 하늘나라처럼 완벽한 기쁨을 누릴 수 없으나, 자연상태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어떤 이들은 원죄만을 지니고 죽은 유아들의 영혼들은 자신들이 지복으로부터 배제된 것에 대한 아픔과 슬픔 속에 머무르는 ‘지극히 가벼운 형벌 ‘을 받는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므로 유아림보는 종국적 기복의 삶의 소망은 없으나 자연적 행복을 누리고 있는 곳이다.

선조들의 고성소 또는 ‘선조림보(Limbus Patrum)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이전에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죽었으나 그리스도를 미쳐 알지 못하고 그를 통하여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의 영혼이 잠시 머물렀던 곳을 이르는 용어이다.

고성소(림보)의 개념은, 모든 사람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하늘나라에 이를 수 있으며, 그렇지 못한 사람은 지옥에 가는데, 그리스도의 강생 이전에 살았던 이들 (아브라함, 이삭, 야곱, 모세, 이사야, 예레미야, 다니엘 등)이 그리스도를 몰랐다는 이유로 지옥에서 벌을 받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생각애서 나왔다.

‘림보’ 라는 용어는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가 처음으로 주장한 것으로, 그들은 조상들의 림보가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신학적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그리스도의 강생 이후의 사람들만 하나님의 은총의 혜택을 얻는데 반하여, 그리스도의 강생 이전의 사람들이 재판도 받지 못하고, 심판을 받는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선조림보’는 구약의 신자들이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부활하시기 까지 기다리는 한시적인 곳으로서 예수께서 죽으신 후에 내려가신 음부가 바로 ‘선조림보(Limbus Patrum)’라는 곳이다. 예수님은 죽은 후에 그의 영혼이 거기에 가서 복음을 전하셨고, 그 곳에 있는 구약의 신자들이 그 복음을 듣고 완전한 구원에 이르게 된 것이다.

천주교는 선조림보(Limbus Patrum)라는 신학적 가설을 통하여 연옥설의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 카톨릭 교리에 의하면 사람이 죽으면 완전한 자들은 천국에 가며, 완전히 정화하지 않은 대부분의 신자들은 연옥에 가는데, 그곳에서 정화의 과정을 밟아야 한다. 또 이 기간이 신실한 자들의 기도와 선행에 의해 단축되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연옥사상은 결국 면죄부의 폐단을 가져왔고 죽은자나 성인들에 대한 기도가 행하여지게 되었던 이방종교적인 특성을 제공해준다.

오직 하나님만이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의 기도와 간구를 받을 수 있으며 ‘부자 농부’의 비유(눅 12장)와 ‘부자와 나사로’의 비유(눅 16장)에서 보듯이 사람이 죽으면, 그의 영혼이 시간과 공간적으로 제한을 받는 낙원이나 음부로 가는 것이며, 천국과 지옥의 중간지대인 림보나 연옥에 가서 정화의 과정을 밟는다는 것은 성경적으로 근거가 없는 논리이다.

벧전 3:18-22 말씀을 보더라도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후에 그의 영이(벧전 3:18), 음부에 있는 악한 영들에게 전파하신 것이지(벧전 3:19), 구약시대의 의인들의 영혼들에게 전파하신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후 그의 영혼이 구약시대의 의인들의 영혼이 머물고 있는 ‘선조림보’에 가셨다고 하는 것은 성경에 없는 사상이다. 구약의 신자들도 본향을 사모했으며 이 땅을 나그네 처럼 이방인 처럼 살다가 갔고, 하나님은 그들을 위해 선조림보나 연옥이 아닌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을 예비하셨다 (히 11: 13-16).

김리훈 장로
김리훈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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