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범 박사(총신 교수, 새순교회)
그리스도의 복음이 이 땅에 전해진지 140년, 비록 짧은 역사이지만 그 누가 봐도 기독교는 한국사회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또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인하여 이 땅에 세워진 한국교회의 눈부신 성장 역시 세계 역사상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이렇게 한국사회가 변하고 교회가 눈부시게 발전한 것은 다른 요소도 있겠지만 그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의 복음이 주는 영향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한국역사와 교계의 소용돌이 가운데서도 신실한 사역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이 흔들리지 않고 신앙전통과 개혁신학을 지키고 전하는데 전력을 다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들의 현실을 보면 긍정적인 면도 많지만 안타까운 현실이 더 많다. 이것은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시대의 흐름을 복음으로 정화하지 못하고 오히려 거기에 편승하고 있는 것이다. 즉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들이 겉으로는 하나님중심으로 산다고 하지만 실제로 추구하는 신앙의 목표와 삶은 불신자들처럼 다분히 세상에서 출세하고 성공하는데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이 말은 곧 교회가 본질을 잃고 방황하며 표류하고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떤 교회는 자본주의의 영향을 받아 자본주의적 사고와 경제논리로, 혹은 맘몬으로 교회를 성장시키려고 전력투구함으로서 구원기관이 아닌 하나의 기업처럼 변모해 가고 있다. 또 어떤 교회는 이런 흐름에 편승되어 자기교회만 교회이고, 다른 교회는 교회가 아닌 것처럼 여기고, 또 구령에 대한 열정보다는 타 교회 교인을 데려오는데 경쟁하고 있다.
또 어떤 교회는 실존주의철학의 영향으로 복음을 구속사의 관점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구원서정의 관점에서 이해하므로 교회와 교인들이 역사의식도 없이 마냥 개인의 영혼구원과 종교생활에 매달리고 있고, 또 현실적으로 세상에서 성공하는데 몰두하거나 집착하므로 말미암아 교회적 사명과 시대적 사명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교회가 가져야 될 거룩한 생명력과 능력을 점점 상실해가고 있다.
한국교회가 이러다간 교회본연의 사명마저 감당하지 못하고 도태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이런 현실을 보며 방관하거나 낙심만을 할 수 없다. 우리는 반듯이 그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한국교회도 살고 한국사회도 살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이런 현실을 탈피하고 교회본연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까? 나름대로 여러 대안이 있겠으나 가장 성경적인 대안은 우리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들이 자본주의적 가치의 해악, 출세지상주의와 기복신앙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비전을 찾는 길 밖에 없다. 그것은 한마디로 교회의 머리되신 우리 주님이 이 땅에 오셔서 사역하실 때 가졌던 비전인 “하나님의 나라”를 자신들의 꿈과 비전으로 삼고 그 나라를 겸손히 수종드는 일이다.
이를 위해 교회는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자신의 생존유지와 자신의 지위유지만을 위해 사람들과 싸우는데 급급하지 말고, 하나님께 지은 죄를 끊임없이 회개하고 죄와 부단히 싸우며 신실하게 사는 주님의 제자가 되게 해야 한다. 그때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 세워지기 때문이다.
또 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철학과 사상을 삶의 법칙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삶의 법칙으로 삼고 주어진 삶의 영역에서 거짓을 버리고 진실하게 살도록 해야 한다. 그때 죄를 회개하고 주님을 영접하므로 시작된 하나님 나라가 계속 유지되기 때문이다.
또 교회는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자신이 모든 영역의 주인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주인이 되도록 주어진 상황을 핑계하지 말고 복음을 담대히, 그리고 꾸준히 전하게 해야 한다. 그때 하나님의 비전인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가 사는 이 땅에 확장되기 때문이다.
또 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이 온전한 주일성수와 십일조생활의 준수를 통해 자신들의 도덕적 타락을 막고, 아름다운 교제를 통해 우리 모두가 그리스도의 생명에 연결된 한 몸임을 알게 하며, 국회의원선거처럼 돈 쓰는 선거와 청빙을 중단하게 해야 한다. 그때 하나님이 다스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우리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이것을 무시하고 자신의 성공과 신앙생활만을 즐긴다거나 자기교회의 성장에만 집착한다면 소망이 없다. 또 교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교회가 크고 교인이 많아서 많은 일을 하므로 자부심과 긍지가 대단해도 하나님 나라의 비전이 없다면 세상에 표류하게 되고 나중에는 세상에 함몰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는 하루 속히 영적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오직 “하나님의 나라”를 유일한 비전과 목표로 삼고 일어나야 한다. 그뿐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구현에 생명을 걸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것만이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세상에 함몰되지 않고 존속할 뿐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는 길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최낙범 박사(총신교수, 새순교회) : 중앙대학교 철학과 졸업(B.A), 총신대신학대학원 및 총신대학교 일반대학원 졸업(Th.M), 숭실대학교 대학원 졸업(Th.M), 미국 Kernel University 대학원 졸업(Th.D), 총신 조직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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