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희 시인이 쓴 시집의 시제(詩題)이다. 이처럼 시제에서 보듯, 시상(詩想)의 발상들이 참 기발하고 참신하다. 김명희 시인은 내가 존경하는 고 손경헌 목사님의 아내이다. 얼마전 평생 반려자이신 손 목사님을 졸지에 여의고, 타는 목마름으로 인고의 세월을 보내며 눈물 쓴, 시집 제 1호의 제호가 바로 "꽃밭에 우산"이다. 시집의 '프롤로그'에서 시인은, "남편을 소생시키고자 혼신을 다하였지만, 기여코 님은 그녀의 곁을 영영 떠나고 말았다."고 술회하고 있다. 둘이 하나가 되어 오순도순 살아온 길을, 회상하며 시집(詩輯) 으로 내었는데, 그 시상(詩想)들이 내 맘과 하나가 되어, 절로 시심에 홍건히 젖어 든다.
그리고 시집의 이름이 "꽃밭에 우산"이다. 참 엉뚱하고 기발하다. 내 어렸을 때 이런 노래가 있었다. "좁다란 학교 길에 우산 세개가 나란히 나란히 걸어갑니다. 파랑 우산, 빨강 우산, 찢어진 우산 ~~." '꽃밭에 우산'이라는 시집의 제호대로, 시집 속의 꽃밭엔, 우산이 하나도 아니고, 무려 다섯개나 꽃혀 있다. 꽃밭에 우산 다섯개가 왜 꽂혀 있을까? 시인은 이렇게 들려 준다. "백일 홍이 우산을 쓰고 있다. 씨 뿌려 싹 티운 모종 옮겨 심어 놓고, 강한 햇살에 다칠세라, 우산이 하늘이 된 아비의 마음! 하루의 땀 방울, 백일 동안 웃음의 꽃 방울!"
시인 김명희님은, 또 하나의 나였던 남편 손경헌님을, 하늘나라 본향으로 먼저 보내고, 해남으로 귀촌해서, 넓은 안 뜰을 꽃밭으로 일군, 언니 내외의 '꽃님이네' 집에서 잠시 머물며, 이 시를 마무리 했지 싶다. 해남 꽃님 마을 이웃들이 언니네 집을보고 그런단다. "텃밭 가꾸며 사는 이는 봤어도, 꽃밭 가꾸며 사는 이는 처음 본다"고. 하지만 시골 집에 어찌 꽃 뿐이겠는가? 꽃 밭 주변에는 고추, 상치, 오이, 부추, 미나리, 머위, 갓, 얼가리도 심겨져 있다.
언니네 집 꽃밭엔, 어림 잡아 백여가지의 꽃들이, 군락으로 어우러져, 저마다 고유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시인의 눈엔, 언니의 커풀이 꽃밭에서 하나가 되어, 풀 뽑고, 모종하고, 거름주고, 물주는, 이런 정겨운 모습을 보며, 무슨 상념에 젖어 있을까? 시인은 담담히 이렇게 적고 있다. "오늘 따라 언니 내외가, 뙤약 볓 아래서 너무 오랫동안 일하고 있어 내다 보니, 꽃밭에서 둘이 쪼그리고 앉아, 우산을 세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아니 '꽃밭에 우산?' 그게 뭐지? 호기심에 몸을 일으켜 꽃밭으로 나가보니, 언니 내외는, 백일홍 어린 싻들을 심어 놓고, 유월 뙤약 볓에 시들세라, 쇠막대기를 꽃밭에 박아 놓고, 우산 다섯개를 세우고 있다. 모세 오경에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에서 인도하실 때, 태양이 작렬한 한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햇볕을 가리우셨듯이, 지금 언니 내외가 어린 백일홍을 우산이라는 구름 하늘을 만들고 있는 거다.
과연 꽃밭 지기다. 이 땅에 땀방울 없이, 절로 되는것이 뭐가 있을까? 새들이 꽃밭에서 노래하고, 나비와 벌들이 찾아 와 연주하는, 빨주노조파 남보 꽃님이네 꽃마당은, 슬픔에 잠긴 내 맘을, 영롱한 사랑의 빛깔로 감싸주고 있다. 하늘로 떠난 남편에게 명희씨는 속삭이듯 말한다. "당신도 다 보고 있지?" 나는 아직도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하며, 하늘과 땅을 오르내리고 있지만, 언니의 자상한 배려의 헤아림으로, 상실의 아픔을 씻어 내리고 있다.
이제 슬픔을 딛고, 예순 두 해동안 닫혀 두었던, 내 마음의 꽃밭을, 말씀의 보습과 성령의 호미로, 잘 가꾼 꽃밭(시집)으로, 문 빗장을 열어 두고 여러분을 초대한다. 이제 새맘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 주님이 내 심령의 밭에 뿌려주신 말씀의 씨앗 하나 하나를, 온 맘을 다부어 가꾸련다. 이 심령의 꽃씨들이, 성령의 바람 날개를 타고 날아가, 당신의 심령의 밭에도 말씀의 꽃들이, 눈부시게 피어났으면 좋겠다. 시인 김 명희의 시(詩), "꽃밭에 우산"을 읽고,
종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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