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는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날이 아니다

성탄절(聖誕節), 크리스마스(Christmas) 또는 기독탄신일(基督誕辰日)은 기독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리는 기념일이다. 날짜는 세간과 서방 교회에서는 12월 25일이며, 기존 율리우스력을 따르는 일부 동방 교회들은 1월 7일이다. 가톨릭에서는 주님 성탄 대축일(Festum Nativitatis Domini)이라고 하여 주님 부활 대축일 다음으로 가장 성대한 기념일이다. 대한민국에서는 대통령령 제28394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서 이 날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영어 어휘 '크리스마스'는 '크라이스트(christ)'와 '매스(mass)'의 합성어로, '크라이스트'는 '기름 부음을 받은 자, 구원자'라는 뜻의 히브리어 '메시아'를 그리스어로 번역한 말인 '그리스도'를 다시 영어식으로 읽은 것이다. 기독교의 '기독'도 이 그리스도를 한자로 음차한 '기리사독(基利斯督)'에서 따 왔으며 구원자는 예수를 지칭한다. '매스'는 라틴어 동사 'mitto(보내다)'가 명사화되어 만들어진 'missa(파견)'에서 따 온 것으로, 가톨릭의 전통적인 예배 의식인 미사를 뜻한다.

즉, 크리스마스는 '그리스도의 미사'라는 의미인 셈이며, 흔히 하는 인사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도 '즐거운 그리스도(의) 미사'라는 뜻이 된다. 이런 어원으로 인하여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는 '기독탄신일'로 표기되어 있다.

엄밀히 말해 크리스마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지, 실제로 탄생한 날이라는 뜻은 아니다. 성경에는 예수의 탄생일자가 기록되어 있지 않고, 후대 제자들이나 초대 교부들을 통해 확실하게 전승된 바도 없다. 때문에 예수의 정확한 탄생일의 날짜나 교회에서 성탄의 의식(儀式)을 실제로 시작한 시기에 관해서도 신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며 다만 로마 제국에 기독교가 유입될 당시의 로마 고유 신앙을 기리던 날이 날짜는 그대로 둔 채 국교만 기독교로 개종되면서 크리스마스로 정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12월 25일은 단지 역사적 관습에 의하여 지정된 날짜다.

최초로 12월 25일을 기념일로 지킨 기록은 336년 로마에서 발견된다. 기독교 유입 이전의 해당 기념일에 대한 가장 유력한 설은, 아우렐리아누스 황제가 274년 '무적의 태양신(Sol Invictus)' 신전을 지으면서 12월 25일을 '무적 태양 탄생일(Dies Natalis Solis Invicti)'로 제정한 것이라 보고 있다. 아우렐리아누스 자신을 신격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날로, 후대에 역전의 의미로 '무적 태양 탄생일'을 '크리스마스'로 바꿔서 기념했다고 본다. 이후 350년에 교황 율리오 1세는 12월 25일을 크리스마스로 공식 선언하여 오늘날에 이른다.

1970년대부터 북미를 중심으로 12월 말에서 1월 초의 기간을 크리스마스 시즌(Christmas season)으로 뭉뚱그려 부르는 데 대한 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으며, 인종・문화 다양성과 정치적 올바름이 유행하는 동시대에 들어서는 공식적으로는 크리스마스 시즌 대신 홀리데이 시즌(Holiday Season)이라고 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람들 간의 인사도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하기보다는 "해피 홀리데이!(Happy Holiday)" 나 "Season's Greeting"이라고 하는 경향이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이다.

장로회 신자이자 보수 공화당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다른 정치적 이슈에서와 마찬가지로 '크리스마스 대체하기'와 '해피 홀리데이'가 '진정한 미국적 가치'를 희석시키고 있다고 생각하여, 트위터를 통해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트윗을 날리기도 했다. 반면 영국이나 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에서는 이런 인종 혹은 문화의 다양성이 북미 국가들보다 덜하기 때문에 "Merry Christmas"나 "Happy Christmas"가 쓰인다.

우리나라는 1949년 이승만 대통령에 의해 "기독탄생일"이라는 명칭으로 처음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이후 1975년에 정부가 "석가탄신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기독탄생일"도 "기독탄신일"로 명칭이 함께 변경되었다. 이후 불교계에서는 "석가탄신일"이라는 용어는 맞지가 않으니 "부처님 오신날"로 해달라는 요청을 수십 년간 해왔고 2017년에 "부처님 오신날"로 공식 명칭이 바뀌었다.

그러니 이번엔 기독교계에서 크리스마스도 "기독탄신일"이 아니라 "예수님 오신날"로 해야 형평성이 맞다고 주장하며 2020년 현재 "기독탄신일"이라는 공식 명칭을 "예수님 오신날"로 하거나 널리 쓰이고 있는 "성탄절"로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예수 성탄 대축일"로 쓰다가 2017년도에 경본이 개정되면서 "주님 성탄 대축일"이라고 명명하고 있기에,"주님 오신날"이란 표현이 가장 합당하다고 본다. 반기독교 정서가 강한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공휴일에서 제외하자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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