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WEA는 양과 양의 탈을 쓴 늑대가 함께 하는 단체

지난 22일 3차 공청회, 이풍인/서창원 교수의 발제 영상

2021-06-23     리폼드 투데이

 

 서창원 교수의 발제요약문

WEA는 미국의 신복음주의자들이 1942년에 결성한 복음주의협의회(National Association Evangelicals)가 1951년 영국 복음주의자들과 연합하면서 WEF로 명칭을 바꾸고 2001년에 WEA로 개명했다고 한다. 아고라젠(Agoragen)이 밝힌 것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영국의 복음주의 계열의 개신교 연합체가 구성된 1846년에 그 뿌리가 있다고 하는 것은 WEA의 정체성에 대한 오판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가톨릭 교리에 반하여 성경적인 교리를 주장하는 개신교를 가리키는 용어로 알고 있는 보편적인 복음주의 노선과는 다르다고 했다.

미국교회는 1940년대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기존의 정통 기독교회 체계가 송두리째 뽑히고 무너지는 극심한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고 말았다. 이러한 사태를 일으킨 자유주의자들로부터 정통 기독교회를 지키고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임을 지키려는 이들이 바로 미국 근본주의이다. 이들은 자유주의 신학을 배격하고, 종교다원주의 WCC를 배격하고, 온갖 우상을 다 숭배하는 로마 ‘카톨릭’을 배격했다. 자유주의자들과 근본주의자들 중간에서 태어난 것 바로 이 WEA(NAE=WEF)이다.”

연합활동을 위해서 교리를 잠재하자는 것은 종교다원주의로 흘러가기 쉽다. WCC가 그런 전철을 밟았다. 1948년에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개신교회를 중심으로 하는 교회일치운동, 즉 에큐메니컬 운동의 첫 총회를 시작으로 결성되었다. 초창기에는 개신교회의 일치 운동으로 시작되었다가 점차 개신교회와 정교회의 교류로 이어졌다. 이들은 교리보다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삶을 강조하면서 문을 크게 넓히고 말았듯이 WEA도 교리적 선언을 통해서 복음주의권의 교단이나 단체들을 영입하고자 나섰다. 그러나 그들도 점차 제자도에 더 초점을 두면서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고 로마 가톨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병호 교수의 ‘세속주의와 종교다원주의를 원천적으로 수용하는 입장’이라는 주장은 옳은 것이다.

물론 이들의 명분은 타당하다. 복음 전도와 선교를 위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종교 간의 대화를 추구한다는 것인데 필자가 1910년의 세계선교대회 100주년을 기념하고자 2005년에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모인 준비위원회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1910년도에 선교대회는 순수한 개신교 간의 선교를 위한 전략을 세웠던 것임에 비해 그 준비모임에서 논의된 것은 불교 지도자들과 모슬렘 지도자들을 초청하여 선교를 어떻게 할지 함께 논의한다는 주장들이 있었다. 그런 모임이라면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여 빠졌었는데 결국은 100주년 대회가 열리지 못하였고 기념행사로 축소되었다. WEA가 복음전도와 선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2011년에 WCC와 로마 가톨릭이 공동합의한 <다종교 세계에서 기독교인의 증거를 위한 행동규약>를 채택하였다. 그리고 선교적 목적으로 개종 금지에 대한 합의서를 채택했다. 이런 일련의 행위들이 타종교를 받아들이자는 주장은 아니라고 그들은 변명하지만 이는 개신교의 정통 핵심 교리를 양보하거나 축소시키는 명백한 종교다원주의의 물꼬를 튼 것이었다.

2010년 3월에 제네바에서 열린 당시 WEA 국제 총무와 WCC의 사무총장 간의 회동을 통해 교회 연합을 위한 공동의 관심을 표명하였고, 그해 6월에 에든버러에서 열린 선교대회에서 복음 전파와 사회참여가 모든 교회의 비전이라는데 뜻을 같이하였다. 또한 같은 해 10월에 남아공에서 열린 3차 로잔대회에서 WCC 사무총장 트베이트(Olav Tveit)가 주도한 교회 일치 운동에 세계 각국의 회원들을 모집하는데 WEA가 앞장선 일들을 가능케 한 것이었다. 이 외에도 2015년도 1월과 8월에, 2016년도 6월, 2017년도 5월 모임 등에서 WCC와의 지속적인 모임을 가졌다.

2011년 WEA가 WCC 및 로마 가톨릭과 함께 작성한 ‘다중의 종교 세상에서의 기독교인의 증거’(Christian Witness in a Multi-Religious World)라는 공동문서는 비록 공식적인 선언서가 이것 하나뿐이라고 할지라도 공통된 방향으로 가자는 의도는 분명하다. 이처럼 WEA의 공동합의서의 원리들은 정승원 교수의 지적처럼 ‘매우 위험스러운 원리들이며 반성경적이고 비기독교적인 것’임을 알면서도 그들과의 교류를 단절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WCC나 WEA의 활동이 복음 전파에 얼마나 효과적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1970년도 통계에 의하면 전체 세계 종교인구의 33.2%가 기독교인구였다. 2014년 고든 코넬대 연구소에서 2020년 종교인구를 전망한 통계 수치를 보면 전체 33.3%로 나타났다. 즉 이 통계가 보여주는 것은 지난 50년간의 교회 연합활동을 위한 수고는 0.1%의 수적 증가를 가져온 것이다. 그 33.3% 안에 로마 가톨릭이 49.5%를 차지하고 개신교는 22.6%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정교회나 유사기독교 단체들을 다 포함한 통계인 것이다. 그 기간에 0.1% 성장률을 보인 기독교에 비해 이슬람의 증가는 23.9%에 달하였다. 효과적인 복음 선포를 위한 타교단과의 활발한 교류를 일삼은 에큐메니칼 운동 기구의 활동이 효과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제개혁주의 협의회(International Conference of Reformed Churches, 이하 ICRC)를 소개한다. 이 단체는 1981년에 화란에서 조직되어 현재 화란의 개혁교회, 스코틀랜드 자유교회, 북미 개혁교회, 미국 정통장로교회, 호주 개혁교회, 남아공의 개혁교회 등 30여개의 교단이 가입되어 있는 순수한 개혁주의 교회 협력단체이다. 4년마다 컨퍼런스를 하는데 1997년에 서울에서 모임을 가지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신측과 독립개혁교회(김홍전 박사 측)가 회원으로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서울의 모임에서 필자는 옵저버로 초청을 받아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우리교단의 가입을 적극적으로 주장했었으나 소규모 교단들의 연합이라고 무시당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들은 우리의 경제적인 지원이나 인적 자원을 요구하지 않는다. 순수한 복음전파와 주님의 공교회를 세우기 위한 교리와 실천적 연합활동을 추구하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 교단이 친히 가담하여서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을 확산하고 그리스도의 왕국을 흥왕케 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본다.

WEA가 연합활동을 위한 방편으로 포용과 관용이라는 문을 즐겨 사용할수록 신학적 변질과 타협은 불가피한 것이다. 그러므로 타협한 적이 없다고 하면서 WEA가 신학의 토대마저 달리하는 자들과 협력사업에 뛰어드는 일은 자신의 정체성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다. 특히 선교와 복음 전도 차원에서 비복음주의권과 자유주의 신학을 고수하는 자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그들을 정통개혁신학으로 영향을 끼치게 한다는 주장은 말은 성립이 되나 역사적 결말은 그와 정반대 현상을 낳았다.

WEA와의 교류를 권장하는 입장에 선 총신의 박용규 교수조차도 WEA 지도자들의 변질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복음주의연맹은 복음주의자들이 누구인가를 구별해 주는 기준을 제공해 주었으나 불행히도 거기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얼마 후에 미국교회협의회로 흡수되고 좀 더 자유주의적인 방향으로 선회하고 말았다.’ 신학적 이탈이 복음적이지도 않고 개혁적이지도 않은 문제들을 발생시키는 것은 필연적 귀결이다. WEA의 그런 현상에 대해서 칼빈대학교의 보고서는 잘 적시하고 있다.

장로교회의 시조인 존 녹스가 제창한 참된 교회의 삼대표지는 신실한 복음 선포와 올바른 성례 거행 및 정당한 권징 시행이다. 그런데 참 복음이 선포되지 않고 주님이 제정해 주신 세례와 성찬 외에 다른 성례를 주장하며 죄 회개와 돌이킴이 강조되지 않는 자들과의 교류 협력은 참 교회 간의 연합이라고 말할 수 없다. 칼빈이 경고한 분리주의는 교회의 참 표지가 지켜지고 있는 곳을 벗어나는 것에 대한 것이었지 그렇지 않은 곳에서 벗어나는 것을 문제 삼은 것이 아니었다. 쫓아낼 능력이 없으면 떠나가야 한다. 물론 우리는 가난 문제나 종교탄압, 인신매매 및 테러리즘과 같은 일들에 타교단만이 아니라 타 종교와의 연대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교회의 존재는 복음 선포를 통한 선교 혹은 전도를 빼놓고 설명이 불가능하다. 타종교인의 개종도 전도의 목적이다. 진정한 인간의 존엄성은 복음 선포를 통한 새로운 피조물이 될 때 비로소 성취된다. 이 일을 배제하고 오로지 정의와 평화 증진을 구하며 사회복음에 치중하는 자들과의 연대는 보편구원론이나 종교다원주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극도의 경계심을 놓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교류 금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일부 교수들의 주장이야말로 조심해야 할 일이다. 하나님은 차별하지 않는 분이시나 구별은 하신다. 그의 거룩성 때문이다. WCC는 양과 늑대가 공존하는 연합기구이며 WEA는 양과 양의 탈을 쓴 늑대가 함께 하는 단체이다. 분별할 수 있는 혜안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Sola Scriptu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