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와 교류, 어떻게 할 것인가 총신대 신대원 교수회 논문”을 읽으면서

고경태 목사(주님의 교회, 형람서원) 논설위원

2021-05-01     고경태
한국의 WEA 회원들이 WEA 교류를 주장하고 있다. 

WEA(世界福音主義聯盟, World Evangelical Alliance, WEA)는 132개의 복음주의 연맹들과 109개의 국제적 기관들이 가입한 거대한 복음주의 기구이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Korea Evangelical Fellowship)가 참여 단체이다.

총신은 “사회와 문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근본주의”(1930~1970 시기), ICCC에 대해서 앞에 전제된 “사회와 문화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이 중요하고, “근본주의”에 대해서는 시대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ICCC가 갖고 있는 극단적 분리주의, 혹은 극우의 성향을 가진 단체이다. 주강식은 ICCC가 한국에 부정적으로 비쳐지는 것은 신복음주의자들에 의한 공격 때문으로 제안했다(주강식, “한국교회와 ICCC”, 고신대학교 석사논문, 2009년). 근본주의, 칼 매킨타이어에 대한 과도한 비판은 주의해야 한다. 특히 칼 매킨타이어는 총신, 합동 형성에 기여한 사역자이다. 비록 그의 사상이 극단적으로 흘러 메이천 박사와 쉐퍼 박사 등과 결별했지만, 합동 교단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총신 교수는 “WCC(종교다원주의를 포용하는)와 ICCC(근본주의 성향을 지닌)의 양극단을 거부하되, 역사적 복음주의 기초 위에서 사회와 문화적 책임을 수행”이라고 했는데, 총신과 합동의 신학의 정체성을 “역사적 복음주의”라고 말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1979년 총신교수 일동은 총신의 신학 입장을 ““영혼구원의 과업”은 “사회봉사의 과업”과 함께 해야 함“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2021년 총신교수도 그것을 계승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두 과제에서 우선권(Priority)을 밝히는 것이 더 명료한 이해가 될 것이다. 두 과업을 동시에 놓을 수는 없다.

총신 교수의 WCC와 WEA의 2011년 공동합의서에 WCC의 “자유주의나 종교혼합주의, 종교다원주의를 포용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다중 문장으로 의미 전달을 어렵다. WEA가 협의체이고 연맹이 아니라고 했는데, WEA는 World Evangelical Alliance, 연맹(聯盟)이다. 결국 WEA가 WCC와 유사한 길을 걸을 수 있다고 밝혔다.

총신 교수회는 “‘2011 공동합의서’에 관해 제기된 문제들에 대하여, WEA 신학분과 담당자인 쉬마처(T. Schirrmacher), 존슨(T. Johnson), 아시아 신학연맹을 대표하는 리차드 호웰(Richard Howell) 등은 그들이 작성한 답변 문서들 속에서 전통적인 복음주의 신학으로부터의 변질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도대체 총신 교수회에서 말하는 “전통적인 복음주의 신학”은 무엇인가? 총신의 정체성인가? 교단 신학인가? 자기 신학 지향성인가?

그리고 로마 카톨릭 내의 “소위 로마가톨릭 복음주의자들을 개신교의 역사적 복음주의 신학으로 선교적으로 인도하려는 분명한 의도”라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전통적인 복음주의 신학 견지”와 “로마 카톨릭 복음주의자 인도라는 선교적 자세”가 논리 모순을 갖고 있다.

총신 교수는 WEA와 WCC가 유사성은 있다고 인정하면서, “역사적인 복음주의 신학” 전통에 있고, 성경의 절대 권위에 입각한 신학연구방법을 수행하기 때문에 WCC와 같지 않다고 주장한다. 일단 “성경의 절대 권위”와 “성경의 무오성(축자영감)”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WCC와 WEA가 그렇게 신학적 차이가 있다면 왜 2011년에 공동합의서를 발표했겠는가? WCC의 근본목적은 “교리가 아닌 신앙에서 일치”를 갖는 것이다.

총신 교수회는 애매한 문장을 쓰고 있다. “교류 금지”와 “참여 금지” 그리고 “교단 교류 금지”와 “개인 금지 교류”에 대해서 정확한 어휘를 사용해야 한다.

총신 교수회는 양날의 검으로 주장을 제시했는데, 주장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명료하게 한 쪽 주장을 펼쳐야 그 주장을 읽은 교회지도자들이 정확하게 이해하여 균형과 명료하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양면성을 주장함으로 총신 교수회가 정확하게 주장을 인지하지 못하게 하는 우려가 있다. 그런 회피 과정에서 자기주장 “교류 찬성”을 밝히고 있다.

총신 교수회는 WEA와 교류에 위험성을 밝히면서도 진행을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밝히면서도 그 위험으로 인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역사적 복음주의 및 개혁신학의 본질”이라는 표현은 곧 두 개념을 동등한 가치로 제시하는 것 같아 아쉬움과 우려가 있다. 총신 교수회의 신학 정체성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을 정도로 "역사적 복음주의"가 반복되고 있다. 

총신 교수회는 “문화적 명령(Cultural Mandate)만을 수행하려다 전도적 명령(Evangelical Mandate)을 약화시켰던 WCC의 미시오 데이 신학노선이 범했던 것과 동일한 변질에 빠지게 될 위험성이 높다”고 밝히는데, 위에서 총신 교수회는 ““영혼구원의 과업”과 “사회봉사의 과업”“을 밝히는데 ”사회봉사의 과업“은 ”문화적 명령 수행“이 아닌가?

총신 교수회에 묻고 싶다. WEA와 교류하는 것이 세계 교회의 중심에 서는 것인가? 세계 교회 중심에 총신대학교가 서려한다면 차라리 총신대학교와 합동 교단이 장로파 신학으로 반(反)WCC를 지향하며, 세계 개혁 교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더 세계적이고 합당하고 명확한 과업일 것이다.  

총신 교수회는 염려를 엉뚱한 곳에 하는 것 같다. 합동 교단에 극단적인 반사회주의, 반문화주의 노선을 가진 사역자가 많을까? 자유주의로 경도된 사역자가 많을까? 과장과 축소(magnification and minimization)는 과도한 일반화(over generalization)의 오류이다.

총신 교수회는 “역사적 복음주의 신학”이 아닌 “장로파 신학”으로 교단을 구축할 수 있는 신학을 개진해야 한다. 스코틀랜드 장로파 교회, 미국 장로파에서도 WCC에 가입한 상황에 WCC와 관계없는 순수한 세계교회 네트워크를 총신대학교가 주도할 수 있도록 신학적 제안을 해야 한다. 교단은 세계 개혁 교회 네트워크를 위해서 충분히 재정을 확보하고 지원해서 세계 중심의 교단이 스스로 되어야 한다.

총신 교수회의 발표를 보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우리가 WEA에 가입해야 만 세계 신학 흐름에 뒤쳐지지 않을 것처럼 발표한 내용이다. 총신대학교는 세계적인 학교이다. 학문 발표와 재정 지원 등으로 학교의 위상을 더 높이려고 해야지, 어디에 들어가려는 것은 오히려 총신대학교와 합동 교단의 위상에 자신감과 자부심이 없다는 것은 만천하에 나팔을 불고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