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구칼럼】정치에 놀아난 의료계

​​​​​​​정성구 박사(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2024-01-15     정성구 목사

 52년 전 나는 A. 카이퍼 박사가 세운 <자유대학>으로 유학을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유학 생활을 통해 내가 절실히 느낀 것은 그 대학의 ‘의대생이 신학생들보다 더 보수적이고 진정한 <기독교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고 들었다. 세상에는 그것이 어떤 영역이든(정치, 교육, 문화, 예술, 과학 등) 간에 절대적으로 그가 가진 세계관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가령 어떤 의사는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를 단순히 <포유동물>로 생각하고 자기 의술을 펴는 사람도 있지만, 반면에 어떤 의사는 누워있는 환자를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을 가진 소중한 인격체라고 생각하고 치료하는 의사도 있다. 그러니 똑같은 환자를 두고서도 의사가 어떤 세계관으로 바라보고 치료하느냐에 따라 천지(天地) 차이가 난다. 그러므로 인간은 고깃덩어리가 아니고 비록 병이 들어도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가진 하나님의 피조물로 본다면 의사들이 환자를 보는 태도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정부는 ‘의사가 더 많아야 된다’면서 대학에 ‘정원을 더 늘려라!’고 했다. 그래서 의사가 더 많아야 한다는 정부 쪽 사람들과 의사가 너무 많아지면 질의 저하를 가져오고, 돈 버는 직장으로는 의사가 최고라는 인식이 되어서 모든 대학에 의과대학을 확장하고 수를 늘리기도 했다. 그러나 의사가 되어도 시골이나 지방은 가지 않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일반인들은 의사가 왜 더 필요한지도 모른다. 다만 수능성적 좋고 공부 잘 하는 사람은 의사가 되는 것이 제일 좋다는 인식이 한국사회에 깔려있다. 요즘은 하도 의술이 좋아서 수술만 할 수 있는 병은 모두 치료 가능한 시대라고 한다. 그래서 평균 수명이 예전보다 엄청 길어졌다. 특별히 한국 의술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서 동남아시아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과 유럽에서도 병을 고치기 위해 한국으로 오고 있는 실정이다. 즉 한국의사가 최고라는 뜻이다.

그런데 며칠 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백주(白晝)에 피습을 당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담긴 방송은 삽시간에 전파를 타고 온 국민에게 퍼져나갔고 그가 무사하기를 기원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데는 여야 모두가 한마음이었다. 하기는 백주에 테러를 당한 것은 이번뿐 아니고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에게는 여러 번 있었다. 과거 박근혜 전 당 대표를 공격한 자는 날카로운 칼로 얼굴에 치명상을 입혔다. 다행히 수술로 잘 봉합해서 지금은 다친 곳이 표시가 나지 않는다. 미국의 레이건 전 대통령도 저격을 당했으나, 그는 껄껄 웃으면서 의사에게 “당신도 공화당 사람이 맞지요!”라는 조크를 했다고 한다.

이재명 대표가 같은 당의 사람에게 공격을 당하자 정치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그런데 병원으로 이송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전문인 의사의 의견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비전문가인 당 간부가 환자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었다(?) 환자의 상태나 치료는 해당 주치의가 발표하던가 아니면 병원장이 해야 한다. 그런데 당 간부가 환자에 대해 이런저런 브리핑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정치적 냄새>가 많이 났다. 단지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환자의 상태가 어떠하며, 치료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에 궁금증인데, 병원장이나 담당 의사의 소견은 하나도 없고, 아예 처음부터 <정치적 선전>으로 온 나라를 도배하고 있었다. 그리고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은 믿을 수 없으니 서울대학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해서 헬기까지 불렀단다. 그들은 대단한 이벤트를 만들었다. 그것을 본인이나 가족이 원했든, 또는 당이 한 짓이라도 부산을 깔본 것이다.

국민들이 보기에도 환자가 위급 상황도 아니고, 부산에서 치료를 해도 얼마든지 될 수 있는 일을 당 간부들은 부산대병원을 개떡으로 본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부산대병원 외상센터 의료진들이야말로 외상 의학의 전국 최고봉들이다. 뿐만 아니라 경북대, 전남대, 전북대, 충남대 병원들도 서울 못지않다. 그러니 위급 상황이 아닌 환자가 굳이 헬기까지 타고 서울대학병원으로 가야 했을까? 민주당 간부들이 지방을 우습게 본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요란을 떨면서 서울대 병원에 와서 수술을 했다는 데, 이번에도 집도 의사나 병원장이 발표하지 않고, 당 간부가 자기도 모르는 말을 하면서 ‘1시간 30분에 걸쳐 수술이 이루어졌다’는 둥...왜 주치의가 할 말을 당 간부가 하는지 알 수가 없다. 한 마디로 그들은 <이재명의 테러 사건>을 정치적으로 몰아가기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었다. 또한 상처 부위를 수술했는지 현 상태에 대해 주치의 의사의 어떤 설명도 없었다. 그러니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의 입장에서 보면, 의사의 의견은 그들에게는 안중에도 없고, 그저 당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듯했다.

이번 피습사건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정치인들은 모든 것을 정치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와 의료의 영역은 확연히 서로 다르다. 물론 이재명 대표가 피습당한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상처 부위를 후시딘 하나 바르면 될 것을, 언론 플레이를 하면서 이것을 정치적으로 확대 재생산하고 민심을 교란하고 있었다면, 그와 그 당은 지금 국가와 국민을 상대로 테러를 자행 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의료계가 정치에 놀아났다.

【정성구칼럼】 구시대적 색깔론

 한국어에는 색깔에 대한 표현이 참으로 다양하고 풍성하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색깔에 민감하다. 영어는 그냥 Red 또는 Yellow 또는 blue를 쓰면 된다. 하지만 한국말에는 붉은 색이라도 그냥 빨강이라고 하지 않는다. 예컨대, 샛빨갛다, 빨갛다, 뻘겋다, 뻘그스럼하다, 붉으스레하다, 뻘거죽죽하다, 연분홍 등등 참으로 여러가지다.

국회의 인사청문회나 여야 국회의원들의 질의 응답을 들어보면 꼭 등장하는 것이 이른바 색깔론 공방이다. 그런데 야당의 질문에 대해서 여당의 반응이 참으로 민감하다. 질문의 요점이 빨강색에 관한 것이었는데, 정부의 대답은 레드 콤플렉스에 찌든듯이 갑자기 톤을 높인다. 

그들의 반응을 보면 질문자의 공격을 되받아 치면서 <역시 색깔론이군요>, <구시대적 색깔론이다>, <아직도 색깔론을 말합니까?>, <색깔론 네거티브를 하지 마시요>라 하고 심지어 대통령의 말도 <색깔론에 실망했다>라고 하면서, 정치권은 불리한 궁지에 몰리면 으레 <색깔론>으로 역공을 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그래서 정부나 여당이 야당의 기를 꺾는 방법으로 하는 말이 <저열한 색깔론이다>, <색깔론을 탈피하자>, <또 색깔론인가>, <색깔론은 북풍공작이다>등 여야의 색깔론 공방이 한창이다. 정부는 어째서 색깔에 대해서 이토록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일까? 대한민국이 북쪽과 함께 가자는데 뭐가 문제냐는 식이다.

아마도 지난70여년 동안 우리 사회에 공산주의자들을 빨갱이라고 인식되어 온 터이라, 정부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의 헌법과 정체성을 부정하는 발언과 정책이 자꾸 나오니, 뜻있는 인사들이 이 문제를 지적하고 대한민국의 헌법과 정체성을 지적하면 정부는 색깔론이라고 방방 뛰는 것이 참으로 이상하다. 필자가 30여년 전에 모스크바의 크렘린 광장을 갔더니 그곳을 붉은 광장이라 했다. 중국은 홍위병이 세상을 뒤엎었고, 북한은 붉은 깃발과 붉은 군대가 장악하고 있다.

별과 빨강색은 공산주의 국가에서 사용하는 색깔이다. 그런데 오늘 한국사회는 샛빨간 자들도 있지만, 붉으스레한 사람도 많다. 딱히 종북세력은 아닐지라도 은연중에 자유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교회를 박해하고 신앙의 자유를 없애고 사회주의 이념에 동조하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졌다. 그 동안 세작들의 활동도 컸지만, 현정부의 관변단체가 된 민주화 운동권자들, 전교조 활동과 민노총 운동들을 통해서, 생각이 없고 개념 없는 일반국민들을 <평화>니, <화해>니, <통일>이라는 이름으로 연분홍 빛으로 물들여 놓았다. 어쩌다가 이지경까지 되었는지?

필자가 이런 말을 하면 또 색깔론이구나 하겠지만, 이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기는 중국이 근래에 미국을 통째로 먹으려고 유학생들과 기업 등을 동원해서 붉은 사상을 집어 넣고, 최첨단 기술을 몰래 도적질해서 세계 공산화를 꿈꾸고 있었다. 그들은 미국 민주당을 지원하고 엄청난 돈을 뿌려 미국을 사회주의 나라로 만들려는 공작을 했었다. 그래서 부정선거를 도모했었다. 그러니 만만한 이웃 국가인 대한민국을 요리해 먹으려고 얼마나 노력했을까 싶다. 더구나 그들의 술수에 넘어가서 정치, 경제, 사회, 군사에 반미 친중사상을 부지런히 외쳐온 자들이 있었다. 더구나 북한 집단은 세작을 끊임없이 한국에 보내어 그 동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종교에까지 붉게 물들게 하였다.

최근에는 우리 한국교회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칼빈주의 신학과 신앙을 파수하는 00대학교에 간첩협의를 받고 있는 자가 공부해서 목사가 되었다고 들었다. 그리고 그는 언론을 장악해서 교계를 붉게 물들게 하려 한다는 뉴스가 있었다. 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다. 00대가 이러니 다른 데는 오죽할까 싶다. 도대체 이 일에 대해서 총회는 뭘 하고, 제단이사회는 이런 지경에 대해서 무슨 조치가 있었는지? 교수단은 별 생각이 없는지? 또 총학과 원우회는 어째서 말이 없는지,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그저 자기 교회를 지키고, 교인 단속만 잘 하면 되는지 참 걱정이다. 총회는 그 흔한 조사전권 처리위원회는 없는지? 일반 언론은 이미 붉으스레 하게 된지 오래인데, 교계 언론도 꿀 먹은 벙어리로 입을 꼭 다물고 있다.

오늘날 한국사회는 바른 말, 옳은 말을 잠재우는 수법은 <구시대적 색깔론이다>, <아직도 색깔론인가>라고 윽박지르면, 난다 긴다 하는 논객들도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시대이다. 현 정부는 색깔론으로 반대자의 입을 틀어 막는 기술이 대단하다. 영어는 빨강색이 Red이다. 그런데 한국말에는 참으로 다양하다. 샛빨간것도 Red이지만, 빨간것도 Red이고, 붉으스레한 것도 Red이고, 연분홍도 Red이다. 이 땅에 색깔이 더 이상 붉게 물들지 않게, 교회가 깨어나고, 목회자가 깨어나고, 국민이 깨어나야 하겠다. 이 땅에도 한국식 홍위병들이 많다고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