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상상력을 세계에 보여준 영화, 승리호

2021-02-11     고경태

일본의 <공각기동대>(1995년)는 할리우드에 많은 영향력을 주었다. 만화하면 일본이었는데 지금은 만화 시장에서 한국이 압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만화는 만화가 아닌 카툰(cartoon)으로 불리우고 있다. 만화 시장이 올드하고, 카툰 시장은 신식일까? 문화 중 소설은 상상력인데, 민족 근저에 있는 이미지가 가장 큰 상상력이다. 미국은 신대륙 국가이기 때문에 근저의 신화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36년 일제강점기로 인해서 근저 문화를 상실하거나 왜곡되었다. 경제력이 향상되면서 문화에서 우리나라의 저력이 나타난다. 트로트(Trot)가 세계 음악 시장에서 순위 경쟁을 할지도 모른 형편이다.

이번에 넷플릭스로 개봉된 <승리호>(조성희 감독)가 시장에서 1위, 26개 나라에서 1위를 했다고 한다. 제작비가 240억원인데, 넷플릭스(Netflix)에 310억에 판권을 넘겼다고 한다. 대박 영화인데 제작사는 흥행 옵션도 없이 30%의 판매 수익으로 만족해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이제 넷플릭스(On-Line) 때문에 극장(Off-Line) 시대도 종말을 맞이할지도 모를 지경인 것 같다. <승리호>는 한국 웹툰(Webtoon, Web Cartoon) 작가 홍작가의 그림으로 세계에 공개된다고도 한다.

<승리호>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성공적인 SF 영화인데, 세계적인 영화로 자리 잡았다. 많은 할리우드의 SF 영화들이 <승리호>에서 오버랩 된다는 평가들이 있다. 엘리시움(Elysium, 2013년), 스타워즈(Star Wars)가 대표적으로 떠오른다. 엘리시움에서 보여준 영상은 인류의 이상향의 공간, 그런데 그 공간은 너무나 평화롭지만, 단절과 폭력에 근거한 공간인데, 그 장벽을 폭력으로 깨뜨리는 것이다. 스타워즈에서는 다이나믹한 공중 전투 모습이다. <승리호>의 시나리오의 짜임새는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단편영화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할 때에 발생한 현상이다. 스타워즈는 6편에서 시나리오를 전개했다. 그러나 빠른 영상 전개가 주는 설득력으로 무리 없이 이야기를 전개해서 관객에게 이해가 아닌 즐거움과 감동으로 끌고 나갔다.

<승리호>는 우리나라의 정서를 표현하면서 세계에 소개되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승리호>는 다국 언어가 등장하지만 자연스럽게 의사가 소통된다는 컨셉이 각 나라에서 설득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자기 언어로 이야기하지만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는 설정이다. 바벨의 혼잡을 기술로 극복했다는 설정인 것이다. 기독교에서는 바벨의 혼잡은 성령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된다(행 2장)는 구도이다. 과연 인간 기술이 언어의 장벽을 깰 수 있을까? 구글번역기, 네이버 파파고, 카카오 번역기 등의 능력이 향상되고 있지만, 장벽이 없는 언어 소통이 가능할까?

<승리호>는 우리의 문화코드이지만 인류의 문화코드가 있다. 그 문화코드는 “나무(Totem)”, “수목숭배(樹木崇拜)”이다. 그런데 특이하게 나무에 대한 강한 집착이 아닌 나노 테크놀로지로 연결하는 것은 “나무에 대한 상상력”이 그렇게 강한 작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나노 테크놀로지와 나무의 결합은 우리시대의 코드일 것이다(totem+animism, 마나이즘(Manaism)). 고대 나무 숭배의 코드와 인류의 상상 나노 테크놀로지의 결합은 강력한 폭발에서 생존시킬 수 있는 좀 황당한 결론까지 도출시켰다. 우리나라의 무모한 상상력일 것이다.

<승리호>는 어떤 구체적인 문화코드를 전달하려는 의도는 없는 것 같다. 킬링타임(killing time)으로 적합하다. 그러나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문화 코드를 넣어야 하고, 그 토드는 인간의 심성에 영향을 준다. 영화의 스크린은 시청자의 분석적 능력이 작동되는 것을 무디게 하는 스피드한 전개, 번쩍이는 영상, 강력한 음향 등의 속임수들이 동원된다. 그래서 시청자의 무의식에 코드를 놓아 설득하는 독특한 기법이 가능하다. 영화 기술이 발달되면서 영화에서는 작가들이 시나리오의 논리로 관객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