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강박증에 대한 반론
요즘 한국사람들 운동하는 걸 너무도 과시하고 숭상한다고 하시는데 전혀 동의 못하겠다. 오히려 운동을 과대평가 하는 게 아니라 과소평가를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운동에 대해 강박을 가진 인간 자체도 매우 희귀할 뿐더러 보통의 취미 수준으로도 하는 인간들도 보기 힘들다. 암만 주위를 둘러봐도 운동을 하는 인간은 거의 없다. 한국 남성들 대다수의 팔다리는 나뭇가지처럼 앙상하거나, 두께가 있다 하더라도 근육이 아니라 물살이다. 이들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배만은 펌핑이 되서 삼겹살이 출렁거린달까.
헬스장을 끊는 것까지는 몇몇 하는 이들이 있다만 그것은 반년치로 끊으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인 것이고, 한 달 이상 헬스장을 가는 것만 해도 일주일 가고 마는 인간들에 비한다면 대단한 것이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운동을 한다고 해봐야 20대 초중반 시절에 끽하고 마는데 그치고, 그 이상 나이 먹으면 횟수가 줄어들다가 결혼하고 나면 아예 놔버린다. 게다가 운동이라 해봐야 육체를 단련한다기보다는 다이어트가 주목적이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헬스장을 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집에 턱걸이나 딥스 기계를 사서 가성비로서 맨몸운동이라도 하는 인간도 희귀하다. 복싱이나 주짓수와 같은 격투기는 말할 것도 없다. 본인이 직접 하지는 않더라도 헬스 트레이너나 피트니스 입상자들을 숭상한다고 할 수도 있는데, 글쎄? 실제로 그러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관심종자들은 인스타나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서 과시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은 운동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운동을 단지 타인에 대한 과시의 목적으로서 쓰기 때문에 꼴불견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남한테 자랑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자들이라면 운동을 제대로 했을 리가 없는데, 이는 운동의 경지를 도리어 얕잡아 보았기에 그런 것이다.
그리고 헬스나 운동을 잘하는 거라면 대단한 게 맞다고 본다. 헬스가 재밌다고 하는 것은 이전엔 들지 못했던 무게를 들거나, 같은 무게를 더 여러 번 들게 될 때 얻는 성취감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소위 벽에 부딪히다가 그것을 뚫는 레벨업을 하며 얻는 기쁨인 것이지, 그 레벨업을 위해 경험치를 쌓는 과정 자체는 고통이 더 많다. 근육이 아리고, 아프고, 숨차고 하는데 그것이 즐거울 리는 만무하다. 고로 대다수의 일반인들은 운동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운동의 중요성을 모르기 때문에 운동을 못함에도 그냥 만족을 하고 더 이상 시도하지 않는 거다.
단순히 헬스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을 마이너스로 보는 사람은 없거니와 설령 있다 해도 정신병자 취급하면 될거다. 만약 헬스를 한다고 주변에 설레발 쳐놓고 그것이 힘들어서 못한다고 하면 또 모르지만 말이다. 직장일이건, 대학원 일이건 낮 시간의 대부분을 투자해서 기력을 소모하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 분명하기 때문에 헬스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얕잡아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사람이 잘못된 거다.
그렇다 해도 육체를 태어난 대로 있는 게 아니라 단련해서 강화를 시켰다면 대우해줘야 한다. 돈을 아무리 잘 벌거나, 영어단어 오만개를 알고 있어도 팔뚝 하나 굵어지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인지라 양방을 인정해줘야 한다. 게다가 적절한 운동을 한다면 도리어 남성호르몬이 촉진될 수도 있다고 하니 육체적으로 남성호르몬이 나오는 게 하는 건 육체적 활동이 유일하다. 이것만으로도 사실 할만한 가치가 충분하지 않는가.
헬스를 해야 여자들이 좋아한다는 말도 넌센스라고 하시는데 실제로 인기가 있다. 다만 헬스를 하는 남자가 인기가 있는 게 아니라 정확히 하면 육체가 멋진 남자가 인기가 있는 것이다. 일-헬-집만 왕복하여 바람필 환경이 적은 건 사실 여자에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게임에 치중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남자가 바람을 필 여력이 아니라고 해서 여자가 얼마나 안심하겠나. 머, 바람을 안 피는게 아니라 못 피는 거겠지만.
운동한 남자가 인기가 있다는 것은, 남자가 여성의 여성스럽고 풍만한 육체에 끌리듯이 여성은 남성의 강한 완력과 듬직한 체구에 끌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자의 경우에도 배리나와 리나 중에 택하라고 하면 누구나 후자를 택할 것이다. 일단 전자는 무조건 피할 것이다. 한글자 차이지만 천지차이다.
하지만 여성에게 각광받는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목적이 돼버리면 본말전도인 건 맞다. 육체를 키움으로써 따라오는 여러 이점들 중에 하나가 이성에게 인기가 있어진다는 것이지, 그것이 주목적이 되는 건 잘못된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학문을 학문으로서가 아니라 돈이나 지위, 원하는 이성을 얻기 위해 파고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헬스와 운동은 자신의 몸을 매개로 하여 하나의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것이 남성성의 한 구현인 것이다. 운동을 하는 건 인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강한 육체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운동에 강박에 가깝게 집착하는 자들은 남들이 어떻게 보건 말건 신경을 그다지 쓰지 않는다. 그저 자기가 원하는 경지를 구축하는데 정신을 쏟기 마련이다. 이건 사랑하는 여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대개가 보는 눈이 없어서 얼마나 우수한지 알아보지 못하니까.
무슨 일이건 70점에서 90점 되는 건 극히 어렵겠지만 10점이 50점이 되는 건 쉽다.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한국 남자들은 20점 이하죠. 운동은 눈에 속속 보이는 것으로 여러 실패를 겪고 자신감을 상실한 남자들에게 아주 좋은 활동이다. 거울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으며 꾸준한 투자로 스펙업을 할 시 바로 보람을 얻을 수 있다. 이로서 축적과 성과가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학습할 수 있고, 이것은 다른 여타의 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정신과 육체는 동시에 단련이 되어야 한다. 육체를 단련하지 않는 인간은 허울과 허상에 빠지게 된다.
영국이 화기를 쓴 건 남성성이 없는 유약한 겁쟁이어서가 아니라 그것이 비교도 안 되게 효율적인 무기였기 때문이다. 또한 화약이 개발되기 이전에는 오히려 아프리카보다 육체적으로 뛰어났다. 30kg에 육박하는 전신 판금 갑옷을 입고서 검과 방패를 들고 싸운 게 중세 기사들이었다. 막상 백병전으로 싸웠었어도 영국이 아프리카를 압도했을 것이다. 기원전의 고대 로마에서도 키가 작고, 수도 적은 로마인들이 전술로 배나 많고 체격도 큰 야만인들을 씹어먹고, 수많은 전쟁 포로들을 노예로 팔아치워 부를 이뤘다.
영국과 아프리카의 차이는 단순히 남성성이 있냐 없냐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활용했느냐, 문명을 축적을 했느냐인 것이다. 남성성이 꼭 육체적인 힘을 추구하는 것으로 발현되는 게 아니라 학문을 습득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면에서도 발현이 되는 것이다.
남성성과 문명의 연관은 일본에서도 잘 드러난다. 일본의 봉건시대 전사 계급인 사무라이는 무예를 매우 숭상하였으며 문관들도 무예를 숭배해 칼을 차고 다녔다고 한다. 사무라이는 패배를 하는 등의 수치를 당하면 단검으로 배를 찌르는 할복으로 자살하였다. 할복하는 건 전세계 어디에서도 없는 일본 고유의 문화로 알고 있다. 세계 대전에서는 패색이 짙어지자 천황을 위한다는 명분하에 전투기에 탄 채 서양의 함대에 박아버렸다. 물론 실로 어리석은 짓인데다 비록 종교적인 세뇌가 주작용했을 테지만 지배 계급도 아닌 자들이 자신의 목숨을 자신의 가족이 아닌 신념을 위해 내던진다는 건 어느 정도로 순수한 정신력이 있어야 가능할까 싶다.
그런데 이런 일본이 뛰어난 장인정신으로는 세계 선진국에서도 비빌 구석이 없는 현상이 우연일까? 일본은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식문화는 물론이고 온갖 하이테크 기술과 학문이 고도로 발달하였다. 일본의 장인 정신은 몇몇 우수하고 성공 의지가 강한 소수의 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반적인 대중들까지 기본 패시브로 갖춰져 있다.
1. 한국인들은 헬스를 비롯한 운동을 과하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하는 인간이 거의 없다. 이는 운동을 직접 하는 데서도 그렇지만 정신적인 평가에서도 과소평가를 한다.
2. 직장 생활을 하면서 운동까지 하는 건 대단한 것이 맞다.
3. 남성성의 구현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운동도 그 중 하나이다. 하지만 운동은 육체적으로 남성호르몬을 촉진시키는 유일한 활동이다.
4. 헬스를 하는 남자가 여성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헬스를 한다는 사실보다는 남성의 강한 육체를 좋아하는 것이며, 이것은 운동의 주목적은 아니다.
5. 영국이 흑인을 지배할 때 화약 무기를 사용한 건 그들이 비겁하고 유약해서가 아니라 그간 아주 많은 전쟁을 치루고, 무기를 갈고 닦은 결과이다. 합리성과 독립성을 추구하는 정신의 구현인 셈이다.
6. 일본은 예로부터 지들끼리 박터지게 싸워온 민족이며, 무예를 매우 숭상하였다. 그리고 이와 연관되어 지금은 장인정신을 발휘해 고도의 기술들이 발달하였다.
사회적으로는 운동 하라는 잔소리가 좀 있는것 같은데 한국인들은 잘 안한다. 오히려 운동 할 시간에 공부나 더 하란 소리를 들을 확률이 크다. 그 놈의 공부도 결국엔 운동을 통한 체력관리가 되야 가능한건데 한국 사회는 그걸 너무 무시한다. 몸이 두개여서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는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 운동할 시간에 공부나 하라라는 사회가 만든 것이 바로 안여멸(안경+여드름+멸치, 즉 불균형한 식습관과 생활로 몸이 빼빼마른 케이스를 의미한다.)의 남자들이다.
쉽게 생각하면 남자가 글래머몸매 여자보면 이끌리듯이 여자도 몸에 근육 붙은 남자들 보면 엄청 끌린다. 특히 물건 들거나 삽질할때같이 몸쓰는 일하는 것에 끌린다. 그래서 운동하는거 나쁘지 않다. 사람은 오히려 너무 마르면 보기 안 좋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