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진칼럼】병상일지
48세의 여환우.
몸무게가 30 킬로그램도 안될것같다.
바람만 불어도 날아갈것 같은 가려린 환우이다. 거기에다 아랫 혈압이 40이면 살아 숨쉰다는 것이 기적이다.
어쩌란 말이냐.....
다 파먹은 김칫독같이 퀭한 눈.
그러나 쌍커플이 또렷하게 들어선 예쁜 눈이다. 선하디 선한 꽃사슴눈과도 같다.
의사의 소견이 떨어졌다.
일반병실에서 임종준비 하는 임마누엘실로 옮긴다. 보고싶은 사람들에게 연락하라고 한다. 키가 얼추 180 센티미터나 되는 듯한 건장한 남편은 얼이 반쯤은 나가보였다.
환우들을 돌보는 여자 보호자들은 짐도 야무지게 정리하건만 남자들은 마치 이사가고난 빈집에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남아있는 물건 뭉테기 줍듯이 주섬주섬 대충 꾸려버린다.
어쩌란 말이냐.....
자꾸 눈을 감으려하길래 나는 손을 꼭 잡아주고 힘내라고 말을 한다.
많이 힘들죠?
아주 옅은 미소로 답 한다.
내 마음은 그 여인이 훅 하고 바람이 불면 꺼져버릴것 같아 애가 타는데, 오히려 아주 실날같은 미소를 보여주어 애가 더 타들어간다.
좀 더 힘내세요.
아직 당신 남편은 당신과 이별준비가 안된것 같아요. 아직 당신의 손을 더 붙잡아주고, 당신에게 미음이라도 한 숟갈 더 떠먹여주고싶어하네요. 당신과 처음 만났던 청순하고 예뻣던 그 때의 감정이 아직도 가슴 한 켠에 매달려있어 안절부절하는 남편이 안보이나요? 자꾸 도망가려 하지말고 당신을 사랑했던 그 많은 사람들과 따뜻한 손이라도 잡아주어야죠.
임마누엘실로 짐을 옮기던 남편은 간호사에게 정말 급하게 갈건가요? 하고 묻는다. 간호사는 그건 하나님만이 아신다고 대답한다. 남편은 고개를 갸우뚱 한다. 사랑하는 부인이 자신에게 보내준 그 옅은 미소가 그럴리 없다는 확신을 주었나 보다.
그래요
사슴같은 눈을 가진 예쁜 환우님 좀더 힘을 내봐요. 며칠 쉬었다 들어와 당신을 처음 만난 나도 아직은 당신을 보내기가 싫으네요. 좀 더 당신을 알아가고 손도 잡아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성경도 읽어주고 기도도 해주고 싶네요.
오늘밤 떠나지 말아요.
우리 모두는 아직 준비가 안됐어요.
당신을 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낼 준비가 않됐다구요.
아직은요.
아직은 아니라구요.....
*이 글은 호스피스에서 일하고 있는 제 친구 목사의 사모가 보내준 글을 제가 정리한 글입니다. 수정도 하고 단락도 짓고 편집한 글입니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