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바르트의 교회 이해(1)

2022-07-13     고경태 논설위원

칼 바르트(Karl Barth, 1886-1968)는 『교회교의학』(1932년 1권 출판, 1967년 IV/4권 출판)을 반평생 동안 집필했다. 『교회교의학』은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에 버금가는 대작이지만,  V권까지 마감하지 못한 미완성 작품이다. 바르트 신학의 특징은 신학 진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교회’, ‘예수 그리스도’가 등장하는 것이다.

바르트는 『교회교의학』 I/1, §1의 제목을 ”교의학의 과제”(Die Aufgabe der Dogmatik)로 시작했다. 바르트는 교회(der christlichen Kirche)를 신학이 진행되는 장소로 규정했다. 교회에서 교회가 제시한 내용을 들을 학문적으로 자기 검증하는 과정을 교의학(Dogmatik, dogmatics)이라고 규정하며, 그 작업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Dogmatik ist als theologische Disziplin die wissenschaftliche Selbstprüfung der christlichen Kirche hinsichtlich des Inhalts der ihr eigentümlichen Rede von Gott"(KD., I/1, 1)

As a theological discipline dogmatics is the scientific self-examination of the Christian with respect to the content of its distinctive talk about God.

“교의학은 신학적 훈련(원리, 지침)으로서 교회에 고유한, 하나님에 관한 말(진술)의 내용에 관해서 그리스도 교회가 수행하는 학문적인 자체검토(검증)이다”(박순경 번역에 ()를 추가함)

첫째, 바르트는 교회를 교회가 결정한 내용들(the scientific self-examination of the Christian with respect to the content of its distinctive talk about God)을 재검토하는 기능을 수행할 것을 제언하고 있다. 그리고 신학적 원리(a theological discipline)를 산출하는 교의학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바르트는 “교회 밖에 구원이 없다(Extra Ecclesiam nulla salus)”는 것을 수정하고 있다(『교회교의학』 I/2, §16). 바르트는 교회를 “계시의 수용”이 발생하는 곳으로 개념을 변경시켰다. 계시를 부정하는 것(Leugnung der Offenbarung, GG., I/2, 263, KD., I/2, 224) 혹은 계시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교회’로 부를 수 없으며, 그곳을 교회라고 한다면 이단적 교회가 된다는 것이다(GG., I/2, 273). 참고로 바르트의 신학의 한 특징은 ‘이단’이라는 개념이 있다는 것이다. 자유주의는 이성에 대한 낭만적 사고가 있기 때문에 ‘이단’이라는 개념이 없다.

바르트는 계시를 수용하는 인간(Offenbarung empfrangenden Menschen, GG., I/2, 267: KD., I/2, 229)의 공동체가 교회라고 한 것이다. 바르트가 계시를 수용하는 인간의 공동체로 교회를 규정하는 것은 슐라이어마허의 절대의존감정(Feeling of Absolute Dependence)의 공동체(community)로 교회를 규정하는 것에 근거하여 다르게 표현한 것으로 연결할 수 있다. 슐라이어마허의 “절대의존감정”을 바르트는 “계시 수용 사건”으로 바꾼 것이다. 슐라이어마허와 바르트의 종교는 개인적으로 발생하는 것이고, 그 개인들이 집합하여 상호 교제(mutual communication of religion)하는 공동체를 교회라고 규정한 것이다.

“슐라이어마허에 의하면 종교는 ‘우주에 대한 직관과 감정’이다. 종교는 종교의 형성 과정에서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만들고, 이 관계로 인해 종교는 공동체성을 가지게 된다. 우주를 직관한 사람은 자신의 종교를 다른 사람에게 말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동시에 그는 다른 사람의 직관을 통해 자신의 부족한 종교적 감정을 채우고 싶어 한다. 이와 같은 종교의 상호전달의 과정 중에 ‘생동적 교제’가 일어나고, 이것이 곧 교회의 본질이 된다”(김진혁, “슐라이어마허의 교회 공동체론 연구 : 생동적 교제의 공동체로서 교회”, 연세대학교 대학원 석사논문, 2004년).

바르트와 슐라이어마허는 그러한 특징(종교감정의 관계, 계시 수용 사건을 부정하면) 교회가 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바르트는 그러한 교회를 이단적 교회로 규정했다(GG., I/2, 273).

바르트가 교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실존(Jesus Christus her existiert, lives by Jesus Christ)을 강조했다(GG., I/2, 273, KD., 234, CD., 214). 이것은 슐라이어마허가 제시한 기독교의 창시자로서 예수의 개념에서 조금 더 확장시킨 개념이다. 바르트는 『교회교의학』 I/2 § 15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계시의 객관적 현실성”으로 규정했고, § 16에서 “실존”으로 연결하고 있다. 바르트가 교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실존(살아있음)을 제시하는 것은 영적인 것이다. 교회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실존이 있는 방식에 대해서 명확하게 분별해야 한다(계 2-3장). 요한계시록 2장과 3장에서 교회에 임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성령께서 교회에 말씀하시는데, 교회의 사자를 통해서 수행하신다. 슐라이어마허와 바르트는 교회의 사자에 대한 배려가 없이 우주적 영에 의한 종교감정, 신의 자유에 의한 계시 발생의 집합으로 교회를 규정한다. 개혁된 교회는 교회의 사자(the angel of the church)를 통한 복음 선포에 근거하여 그리스도의 통치를 수행한다.

바르트의 교회관이 되든지, 아니면 바르트가 규정한 이단적 교회관을 취하든지 해야 한다. 바르트의 교회관은 슐라이어마허의 교회 이해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약어]

KD Kirchliche dogmatik

CD Church Dogmatics

GG 교회교의학

고경태 목사(주님의교회, 형람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