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코로나의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당신에게

2022-04-04     리폼드 투데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것은 너만이 아니다 / 눈보라가 치고 거센 폭풍이 몰아치는 날 허리가 부러지는 것도 너뿐 아니지 / 거센 눈보라와 칼바람에 마디마디가 꺾이고 찢겨질 때가 오면 / 나도 그때 상한 갈대가 되어 강바람에 쓰러지리니 /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그냥 서 있는 것은 죽은 것이 아닌가 / 너도 나도 살아 있기에 바람에 흔들리며 상한 갈대가 되는 거지.”

이는 제가 한 겨울에 갈대밭을 거닐며 쓴 ‘갈대 앞에서’라는 시입니다. 갈대가 되었건 억새가 되었건 푸르른 날 하늘을 향하여 칼을 갈기도 하고, 갈바람에 춤을 추기도 하고, 눈보라 속에서 허리가 꺾이고 백설에 자취를 감춘다 할지라도, 바람에 흔들리며 춤을 추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기만 합니다. 오히려 흔들리지 않는 것들은 죽은 것입니다. 상처 받지 않는 것들도 죽은 것입니다.

전문가들의 예측에 의하면 오미크론 확진자가 하루 60만이 넘는 숫자로 정점을 찍고 이제 조금씩 감소세로 간다고 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20만~30만명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도 여전히 코로나의 바람은 불고 있습니다. 이미 코로나 확진을 받아 치료를 받았다 한들 항체가 100% 형성된다는 보장도 없고, 또 항체가 형성이 되어도 오래 가지는 않는다는 뉴스를 접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여전히 코로나의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잘 버텨왔던 사람들 가운데도 어느 날 갑자기 코가 맹맹하고 목이 아프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아닐 거야. 절대로 코로나가 아닐 거야” 그런데 여전히 코가 맹맹하고 목이 아프며 기침까지 해서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해보니까 두 줄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두 줄 중에 한 줄은 희미하게 나오기 때문에 “이건 코로나가 아닐 거야”하면서 퀴블러 로스가 말한 ‘부정의 단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도 행여나 해서 병원에 가서 신속 항원 검사를 해보니 양성이 나와요. 그래서 다시 퀴블러 로스의 이론대로 ‘분노의 단계’로 들어갑니다. “아니 어떻게 내가 코로나에 걸릴 수 있어! 감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에게 틈타다니! 하나님께서 불담과 불성곽으로 지켜주실 줄로 믿었는데 어떻게 하나님이 나를 안 지켜주실 수 있단 말인가!” 그 분노가 심하게 되면 깊은 우울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에 ‘수용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짧아야 되는데 우울감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우리의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해칩니다.

그래서 제가 코로나로 인하여 치료를 받거나 격리 중에 있는 분들에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예수님은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시며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시는 분이라고 말입니다.(마12:20) 아니, 오히려 상한 갈대를 일으켜 주시고 꺼져가는 심지에 기름을 공급해 주시고 사랑과 희망의 불꽃을 타오르게 해 주시는 분이라고 말입니다. 물론 코로나에 안 걸리면 더 좋죠. 그러나 그 코로나 때문에 생명이 얼마나 소중하고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고, 현장예배가 이렇게 소중하고 귀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이 모든 것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이지요.

또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지만 코로나의 바람에 겁이 나고 흔들리고 있는 분도 많으실 겁니다. 그분에게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죽어 쓰러진 나무는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시들어 떨어져버린 꽃잎은 찬이슬이 내려도 떨지 않는 것처럼, 우리도 살아있으니까 겁이 나기도 하고 흔들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나무도 고난이 나이테를 만들어주고 대나무도 겨울에 혹한의 바람이 마디를 만들어 준다고 하지 않습니까? 특별히 로키산맥의 해발 4,500m 이상에서 혹한의 바람으로 무릎을 꿇는 나무를 가지고 최고의 바이올린을 만든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코로나의 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코로나의 바람 때문에 우리의 육체가 더 강력하게 되고 생명력이 더 질기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고난의 바람 때문에 우리의 신앙이 더 강인해지고 그 어떠한 혹한의 바람과도 맞설 수 있는 전천후 신앙이 될 겁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격리되어 있는 분들, 그리고 그 바람 때문에 흔들리고 있는 당신을 하나님은 결코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비록 당신이 상한 갈대와 같은 모습이고 꺼져가는 심지의 모습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은 다시 일으켜 세워주시고 불꽃처럼 타오르게 해주실 것입니다.

 

'세계 평화를 위한 특별 음악회’ 커튼콜 모습

【소강석】소크라테스는 없어도 모차르트는 있어야(2022-03-27)

지난 주에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세계 평화를 위한 특별 음악회’가 있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종식을 위한 화합 음악회였습니다. 이 음악회는 코리아헤럴드에서 주최하였는데 코리아헤럴드 사장이 저희 교회 최진영 집사입니다. 그래서 일부 교인들과 함께 음악회에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음악회의 몰입도가 보통 높은 게 아니었습니다. 더욱이 오케스트라 악장인 ‘세르게이 살로’는 우크라이나 사람이었고, 부악장인 ‘크랴제바 올가’는 러시아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서 함께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것입니다. 정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화해와 전쟁 종식을 위해 간절하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연주를 감상했습니다. 

악장 ‘세르게이 살로’(우크라이나)와 부악장 ‘크랴제바 올가’(러시아)

하성호 지휘자가 이끄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정말로 환상의 선율을 선보였습니다. 연주회 내내 음악이라는게 이토록 놀라운 힘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대중음악은 대중음악대로, 정통음악은 정통음악대로 나름 의미가 있고 매력이 있습니다. 예술의전당에 모인 그 수많은 사람들을 모두 다 한 가족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음악회를 감상하는 동안 윤동주의 ‘간판 없는 거리’라는 시가 생각이 났습니다. 윤동주 시인이 조국 독립과 해방을 초월해서 전쟁이 없고, 이데올로기적인 대립이 없으며, 억압과 폭력이 없는 정말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시죠. 도대체 세상의 어떤 이념과 국가의 이익이 한 인간의 생명보다 앞설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도 천하보다 귀한 것이 생명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마16:26). 그 어떤 목적과 명분을 내세운다 해도, 전쟁은 죄악이며 미화시킬 수가 없습니다.

남아공의 만델라가 종신 징역살이를 하고 있었는데 1988년에 영국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성악가 80명, 오케스트라를 합치면 200여 명이 모여서 만델라의 석방을 기원하는 음악회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음악회의 영향으로 그 이듬해 봄에 만델라가 석방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서 사랑과 용서, 화해와 평화를 이끌어내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대문호 헤르만 헤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없는 세상은 상상할수 있지만 모차르트가 없는 세상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

이 세상에는 사상과 철학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음악입니다. 어떤 때는 사상과 사상은 서로 대적하고 싸웁니다. 또 철학과 철학은 이데올로기를 만들면서 지옥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음악은, 아주 특별한 록 음악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의 마음을 고요하고 평화롭고 즐겁게 합니다. 하성호 지휘자가 자유롭고 즐겁게 지휘하는 모습도 대단했지만, 악장인 우크라이나 사람 ‘세르게이 살로’와 부악장인 러시아 사람 ‘크랴제바 올가’가 함께 연주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를 위해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 하성호 지휘자와 함께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 부대가 러시아의 페테르부르크를 초토화 시켰을 때, 그 폐허 위에서도 러시아인들은 음악회를 하고 발레 공연을 하면서 희망을 꿈꾸고 노래하였다고 하지 않습니까? 타이타닉이 빙하와 부딪쳐 죽음의 물결이 드리워지는 순간에도,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이 끝까지 악기를 놓지 않고 연주할 때 사람들이 감명을 받고 죽음의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지 않습니까? 이처럼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에 평화와 희망을 주는 힘이 있습니다. 과연 소크라테스는 없어도 모차르트는 있어야 한다는 말이 참 맞는 것 같습니다.

이번 ‘세계 평화를 위한 특별음악회’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좋은 파장으로 전달되어 어서 빨리 전쟁이 종식되고 평화가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