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CBS 이사장 선출 후폭풍

▶ 지난 6월 30일, CBS 신임 이사장에 육순종 목사 선임 ▶ 된 사람보다 양보한 사람이 더 존경받고 회자되는 사례

2023-06-30     소강석 목사

지난 6월 30일 CBS 이사장에 육순종 목사(기독교장로회 소속 성북교회 담임목사)가 추대된 후, 그 후폭풍이 대단하다.

교계신문 합동투데이는 <소강석목사의 ‘배려’를 위한 불출마, 미래를 위한 한 수 놓았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소목사는 흔들리는 에큐메니칼운동을 지원하며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큰 그림에 일조하고, 정치적 자산 쌓았다고 논평했다. 

합동투데이 김성윤 주필은 "소강석 목사가 그동안 리더십을 평가받는데 인색했던 지점은 투쟁심의 부족이라는 것이 많은 사람의 머리 속에 있었다. 만장일치 추대 방식을 통한 리더십은 현재의 상황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소강석 목사의 리더십은 항상 강고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배려의 리더십'이라는 명분을 살리며 새로운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이번의 양보는 향후 한국교회 연합운동을 위한 소강석목사의 위치를 새롭게 만들 수 있는 하나의 자산이 되었다. 보이지 않는 정치적 자산을 큼지막하게 쌓은 것이다. 과연 소강석 증경 총회장은 향후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 교단과 교계는 지켜보고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예장뉴스 유재무 대표는 "연합기관의 자리 경쟁은 도를 지나쳐 교단간, 개인간 큰 상처로 얼룩져 있는 바, 향후 한국교회 연합운동에 큰 시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권로비에 돈까지 써가며 원하는 명예인데, 이를 홀가분하게 던져버린 소강석 목사의 통큰 양보는 그 자체로 미담이다. 사실 사퇴의 장본인  소 목사가 후보를 사퇴하지 않고 끝까지 경쟁했더라면, 누가 이사장이 돨는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나 육 목사가 선제적으로 삼고초려의 심정으로 나선 진심이 그대로 받아 드려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육 목사는 이사회에서 단독후보로 선임된 후 "소 목사님에게 내년이 CBS의 모태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주년이 되는 상징적인 해이고 현재 진통 중인 한국교회 에큐메니컬은 소중한 한국교회의 공적 자산임을 충분히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며 "감사하게도 잘 이해해 주셨고, 한국교회 전체의 유익을 위해서 후보 단일화의 결단을 내려줬다."고 했다.

예장뉴스는 "이런 일은 역대 연합기관에서는 보기 드문 일로 좋은 일로 오래 기억되고 본이 되야 할 사례가 된 것이다. 이는 된 사람보다 양보한 사람이 더 존경받고 회자되는 이유다."고 극찬했다. 

아울러 유대표는 "이번의 후보 단일화는 여러가지로 큰 의미를 갖는 다. 특히 보수에 부족한 것인 나와 다른 것에 대하여 인정하지 않으므로 자신의 것을 지키려는 것이 일반인데, 소목사는 그 자신이 두려울 것이 넓고 큰 가슴을 갖고 보수든 진보든 격의 없는 대화를 하는 대인이라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소목사가 이번에 소회하기를 “천주교도 보수적인 주교회의와 진보적인 정의구현사제단이 있듯이 한국교회도 진보계열인 NCCK를 위시한 기관들과 한교총등 양대산맥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덕담은 진정한 통합주의자로써의 면모를 보는 느낌이라고 논평했다. 

한편 지난 6월 25일 주일 저녁예배에서 소강석 예장합동 증경총회장(한교총 명예회장, 새에덴교회)이 CBS 이사장 후보 경선에서 육순종 목사(기장 증경 총회장)에게 전격적으로 양보했다고 선언했다.

소 목사는 주일 저녁예배 설교를 마무리하면서 “CBS 이사장 선거에 후보로 등록을 하고 기도하는 중이었는데, 경쟁자인 육순종 목사가 교회로 찾아와서 진보 기독교계를 위해 CBS 이사장이 되고 싶다고 간곡하게 부탁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육 목사는 새에덴교회 주일 저녁예배에서 축도를 했으며, “성령이 하나이신 것처럼 소 목사님과 함께 한국교회를 섬겨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소 목사(군산제일고 졸업)와 육 목사(전주고 졸업)으로 동향이다. 이로서 육 목사는 오는 6월 30일 CBS 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단독 추대로 선임되었다. 

육 목사는 이사회에서 단독후보로 선임된 후 "소 목사님에게 내년이 CBS의 모태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주년이 되는 상징적인 해이고 현재 진통 중인 한국교회 에큐메니컬은 소중한 한국교회의 공적 자산임을 충분히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며 "감사하게도 잘 이해해 주셨고, 한국교회 전체의 유익을 위해서 후보 단일화의 결단을 내려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강석 목사님께 감사드리며 이사장으로 추대해 주신 김학중 이사장님을 비롯한 각 교단을 대표하는 재단 이사님들, 김진오 사장님을 비롯한 CBS 구성원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CBS가 변화된 상황에 창조적으로 대응하고 예언자적 목소리에 목마른 시대적 상황에 응답하며, 세상 속에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선교적 사명을 잘 감당하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소강석 목사의 CBS 이사장 경선 양보에 관하여 소회를 밝힌 글이다.

저는 합동교단 몫으로 CBS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CBS 발전을 위하여, 그리고 CBS가 저를 필요로 한다면 이본 6월 30일에 열리는 이사회에서 선출되는 새로운 CBS 재단 이사장에 대한 선한 꿈을 꿔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추대받기를 원하였고, 서로 이사들 간에 상처가 없는 그런 과정을 갖기를 원했습니다. 그리고 육순종 목사와 사전 협의를 하여 등록을 하든, 하지 않든 결정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저와 만나기 전에 육순종 목사가 미리 등록을 하였고, 저도 떠밀려서 후보로 등록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사장을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사람이지만, 육순종 목사는 꼭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CBS는 NCC 계열의 공교회가 설립했기 때문에 그 정신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본인이 꼭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만약에 이사들이 서로 상처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믿고 제비뽑기라도 하자고 했지만, 이마저 수용을 하지 않았습니다. NCC계열의 공교회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 6월 25일 주일 저녁에 뜬금없이 저에게 찾아와서 양보를 부탁하였습니다.

저는 육순종 목사의 방문을 받고 마음이 몹시 흔들렸습니다. 그리고 육목사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예수 십자가의 정신을 본받는 차원에서 육목사에게 양보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제가 몇 표 차이로 당선이 된들 그게 무슨 큰 의미가 있겠습니까? 공교회에 상처를 주고 아픔을 주는 것을 저는 원치 않습니다. 육목사께서 CBS 이사장에 대한 애착이 더 강하고 저보다 능력이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 애착과 능력 앞에 저의 결기를 포기하였습니다.

주일 밤 예배 끝에 성도들에게 저라도 양보의 미덕을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자, 성도들이 담임목사의 결심에 우렁찬 박수를 보내 주었습니다. 저를 지지했던 분들에게 정말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정말 투표에 이길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아쉬운 마음이 들고 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CBS 발전을 위해 뒤에서 후원하고 한국교회 연합과 공적 사역에 더 힘쓰도록 하겠습니다. 저를 지지했던 분들에게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할 수 있을지 몰라 고개를 들지 못하겠습니다. 이 또한 하나님의 뜻이 있으리라고 믿고 심심한 사과와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육순종 목사께서 CBS가 더 발전되고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하시길 기도합니다. <소강석 목사>

CBS 법인 이사회(19명)

이사장 육순종(성북교회 담임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유지재단 이사장)

김학중(기독교대한감리회 경기연회 감독, 꿈의교회 담임목사)
장만희(구세군 한국군국 사령관, 학교법인 구세군학원 상임이사,
정은석(예장(고신) 서기, 교회전도연구소 소장, 하늘샘교회 담임목사)
손달익(예장총회 총회장, 서울교회 담임목사)
박종철(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 새소망침례교회 담임목사)
장미선(국제기아봉사단법인이사,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방주복음교회 담임)
이홍정(예장총회 사무총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역임)
김종현(기독교대한감리회 중앙연회 제9대 감독, 기독교대한감리회 예향교회 담임)
양혁승(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現, 장기소액연체자지원재단 이사장)
김세대(SK네트웍스 사장 前,(주)워커힐 사장)
소강석(새에덴교회담임목사 現, 한민족평화나눔재단이사장)
서도형(서울 서지방회장 前, 홍은성결교회 담임목사)
최  인(CBS 상무 겸 선교TV 본부장,전북CBS 본부장, 프레시안 전북본부 취재본부장)
박상태(왕십리루터교회 담임, 기독교한국루터회 서기)
이정원(교정복지회이사장, 이주민월드비전이사장, 주하늘교회 담임)
이경호(대한성공회 의장주교, 서울교구장 주교,학교법인 성공회대학교 이사장)
김진오(CBS 보도국장, 광주CBS 본부장 前, CBS 사장 現)

【소강석】 낮은 모습으로 하늘을 우러르겠습니다.

저는 우리 교회 건물을 준공한 이후부터 교회 안에 있는 서재 안 방에서 거해 왔습니다. 저희 집이 이사한 지도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 집에 가서 하룻밤을 자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제 방은 동굴과 같습니다. 창문이 두 개가 있는데 둘 다 이중창으로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어지간한 천둥이 쳐도 천둥소리가 안 들릴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화장실 쪽에 있는 창문을 열어놓으면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가 크게 들리고 반대쪽을 열면 환풍기가 있어 지하에서 뽑아 올린 좋지 않은 공기가 제 방으로 들어옵니다. 그래서 문을 닫고 환풍기로 강제 통풍을 시킵니다. 그러다 보니까 가끔 본당으로 가는 통로 쪽에 작은 공간이 있는데 거기서 글을 쓰고 설교를 준비할 때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창문을 열면 뒷산의 맑은 공기가 그대로 들어오고 새 소리와 매미 소리도 들립니다.

그런데 하루는 그곳에서 여름수련회에서 할 설교를 준비하고 있는데 요란하게 “웨엥~~”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입니다. 밖을 보니 누군가가 교회 벽 위에서 잔디를 깎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무리 불러도 쳐다보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급히 비서까지 불러서 둘이 함께 소리를 쳤습니다. 그 이유는, 조금만 있으면 들꽃이 만발해 있는 곳까지 다 깎아버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목청을 다해 둘이 소리를 질렀더니 그제야 저를 쳐다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거기서부터는 풀을 깎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저렇게 예쁘게 피어있는 꽃들을 어떻게 잘라내려고 하십니까?” “저야 교회 요청에 따라 시킨 대로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제가 담임목사이니까 제 말을 따라주시면 고맙겠어요”. 그렇게 해서 다행히 들꽃들이 피어있는 곳은 깎지를 않았습니다.

저는 교회 담 위에 피어있는 꽃들의 이름도 몰랐습니다. 하얀 꽃이지만 손톱만 하게 피어있는 꽃이었거든요. 그러나 저 꽃들도 아름답게 피어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겠습니까? 그런데 애처롭게 피어난 이름 모를 들꽃들을 제초기로 깎아버리면 얼마나 무참하게 쓰러져버리겠습니까? 꽃이란 유명하고 화사한 꽃만 소중한 것이 아닙니다. 이름 모를 들꽃이라 하더라도 꽃망울을 여는 순간 그리움이 되고 연인이 되는 것입니다. 연모함을 찬사하는 사랑이 되고 순결한 고백과 같은 존재이지요. 그러니까 꽃은 바라보기만 해도 애처롭거나 행복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꽃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저에게 사랑의 손짓을 하는 모습과도 같이 느껴졌습니다.

며칠 후 다시 와서 보니까 꽃은 어엿하게 서 있습니다. 아주 작은 꽃이지만 그 난폭한 여름의 폭우를 맞고도 끝까지 고고하고 순결한 자태로 서 있었습니다. 물론 얼마 있으면 저 꽃도 지게 되겠죠. 하지만, 아직은 곱고 순결한 자태로 오롯이 서 있었습니다. 저 손톱만 한 하얀 꽃을 보노라니 가까이 가서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담벼락에 올라 깎여지지 않은 들꽃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어리고 여린 개망초 꽃이었습니다. 이름 모를 작은 들꽃도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었습니다. 꽃들이 흔들리며 저에게 이런 소리 없는 외침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당신 때문에 무참히 꺾이지 않고 이렇게 작지만 지금까지 순결한 모습으로 피어있습니다.” 저 여리고 한없이 부드러운 꽃을 꺾지 못하게 한 것이 무척이나 다행이라고 여겨졌습니다. 문득, 밤에 별빛을 사모하는 마음처럼, 아니 그 마음이 꽃잎에 어리는 듯했습니다. 갑자기 낮은 모습으로 하늘을 우러르고파졌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 지구촌 속에 저 역시 너무나 작은 존재에 불과합니다. 그렇지만 살아 있는 동안 이름 모를 저 들꽃처럼 바람이 불면 흔들리다가 아침이면 이슬 한 모금 축이며 저녁이 올 때까지는 작은 향기라도 풍겨내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