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구칼럼】인요한

정성구 박사(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2023-10-30     리폼드 투데이

1884년 알렌(Allen) 선교사가 한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로부터 140년간 이 땅에 선교사는 약 3,000명이나 되었다. 선교사들은 흑암에 처한 조선을 복음으로 깨워서 여명의 아침을 열었다. 그들은 교회를 개척하고, 학교, 신학교, 대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세웠다. 그리고 선교사들은 폐쇄적이고 미개했던 조선을 개혁하면서 이 땅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양화진 선교사 묘역을 가보면 낯설고 물설고 문명도 다르고 문자와 언어도 다른 이 땅에 와서 오직 암울했던 세상을 깨우고 생명의 복음을 증거했던 선교사들의 뼈가 묻혀있다. 선교사들은 이 땅에 인권을 일깨워주었고 복음선포와 교육을 통해서 민중에게 새 소망을 심어주었다. 특히 성경 번역과 전도지와 기독교 서적을 출판함으로써 한글이 대중화되었다. 선교사들의 교육은 연동교회를 중심으로 게일(Gail) 선교사는 3.1운동의 지도자를 키워냈다. 특히 이승만이 5년 7개월 동안 종신 죄수로 복역하고 있을 때, 이승만이 기독교 사상과 신앙을 받아들이도록 하고, 이승만의 안보를 도운 것은 바로 선교사들이었다. 그러니 선교사들이 이승만이라는 자유민주주의 거목을 키워낸 셈이다. 이승만이 없었으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었고, 게일 박사나 언더우드를 비롯한 선교사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이승만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 인요한 박사가 국힘당의 혁신위원장이 되어 크게 언론에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스스로를 <순천 촌놈>으로 자부하고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면서 한국 사람보다 더 한국적이고 애국자이다. 나는 그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유튜브나 T.V 등에서 그의 강의를 들어보면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누구나 공감하는 구수한 사투리로 엮어가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그런데 <인요한>은 사실 <의료 선교사>이다. 그리고 그는 이중 국적자이다. 그의 본명은 Linton, John Anderman으로 린턴이고(1959. 12. 8), 2대 선교사 인휴(Hugh Maclntye Linton)의 아들로 전라북도 전주 태생이다. 하지만 그 후 인요한은 부모를 따라서 전라남도 순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 후 대전광역시 외국인 학교를 다니면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1987년 연세대학교 의과 대학교(가정의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인요한은 시민군의 통역을 맡았다. 이 일로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는 그를 대모 주동자로 규정하고, 주한 미국대사관 측에 추방 통보를 보내면서 미국으로 강제추방할 다급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부친 되는 인휴 선교사가 미국 영사관을 직접 만나 인요한이 순천에만 기거하는 조건으로 한국에 남게 되었다. 거기서 그는 지역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숨죽이고 있었다. 한편 인요한은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추방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대학생 대상의 병영훈련소인 문무대에 자원입대하기도 했다. 인요한은 1987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마친 후 의사 고시에 합격하고 도미하여 4년간 수련의 과정을 마치고 미국 의사 면허를 취득했다. 그 후 인요한은 한국으로 돌아와 1992년부터 세브란스 병원 외국인 진료 국제센터 소장직을 맡으면서 외국인들의 진료를 책임지고 있다.

사실 인요한 박사가 전라도 사람으로 자인하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 개화기에 수많은 외국 선교단체와 선교사들이 한국으로 물려오자 선교 구역을 두고 서로 혼란이 많았다. 그래서 선교연합회에서는 선교지를 분할 하기로 했다. 즉 함경도는 캐나나 장로교 선교부, 평안도와 경상북도는 미국 북장로교 선교부, 경상남도는 호주 장로교회 선교부, 전라도는 미국 남장로교 선교부, 인천과 중부는 감리교가 당당하기로 했다. 그래서 인요한의 가문 즉 Linton 가족들은 순천, 여수, 목포, 광주, 전주, 군산 등지에 교회와 학교와 병원을 세워서 호남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함으로 새 세상을 만들었다. 인요한의 할아버지 인돈(印敦, Linton, William Alderman, 1891.2.8.~
1960.8.3)은 1912년 4월 9일 미국 남장로교 선교부 해외 선교사로 임명받아 전라도에 안착했다. 호남교회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인휴’(Linton, Hugh Macintyre)는 아버지 윌리암 린턴과 벨(Bell Eugene, 배유지)의 딸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러니 Bell 가문과 린톤 가문이 사돈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인요한>은 유진벨 선교사의 외손자가 되는 셈이다. 인요한의 아버지는 목사, 선교사로 호남지역 신앙의 아버지 격이다. 1981년 나는 미국 조지아주 에틀란타에 있는 <남장로교 선교본부>에서 인휴 목사님(인요한의 아버지)과 함께 한국교회의 선교와 호남 지역교회 발전을 위해서 의견을 나눈 적이 있다. 하지만 인휴 선교사는 한국에 잠시 왔다가 1984년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말았다. 어쨌든 <인요한>의 가정은 4대에 걸쳐서 복음 전도자로, 교육자로서, 의료 선교사로서 호남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의 은인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한국형 구급차를 개발하였고, 결핵 퇴치를 위해 북한을 29회 나다녀왔다. 지금 여당인 국민의 힘에서 그를 혁신위원장으로 지명하면서 그의 거침없는 소신 발언에 모두 깜짝깜짝 놀라고 있다. 그에게는 파란 눈의 한국인으로서 어려운 국민의 힘과 한국의 현안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저께 그는 5.18 문제를 언급하면서 현장에 있었던 자로 다음과 같이 소신 발언을 했다. “5.18이 민주항쟁으로 희생된 유공자들이 있다면 국가 보훈처에서 관리해야 할 일이지, 광주시에서 관리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명단을 밝히라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인요한은 선량한 광주시민이 무슨 재주로 40여 개의 무기고를 탈취해서 계엄군과 싸웠는지 아마 몰랐을 것이다. 나도 논산 훈련소 생활, 광주 보병학교를 졸업했지만, 선량한 시민들은 총을 다를 줄도, 쏠 줄도 모른다. 
 <인요한이 4대에 거쳐 사랑했던 대한민국을 살리는데 한몫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정성구칼럼】말쟁이와 글쟁이

우리말에 <장이>와 <쟁이>는 다르다. 또 장이와 쟁이는 어근의 품사를 변경시키지 않는 접미사이다. 장이는 어떤 일에 전문가를 말할 때 쓴다. 하지만 쟁이는 직업적으로, 습관적으로 일하는 자를 말할 때 쓰는데, 약간은 낮추어 부르는 것이라고 했다. 예컨대 <대장쟁이><엿쟁이><풍각쟁이><노래쟁이><환쟁이><멋쟁이><변덕쟁이><심술쟁이> 등등... 이렇게 우리말에 <쟁이>라는 말이 붙는 것은 약 80종이나 된다고 한다. 또 외모와 관련된 말에는 <갓쟁이><안경쟁이><욕쟁이><요술쟁이>등이 있다.

그 중에도 <말쟁이>가 있다.
말쟁이는 말을 잘할 뿐 아니라, 말을 만드는데 선수이다. 있는 말도 꺾어서 말하고 없는 말도 만들어 낸다. 이런 말쟁이는 상대방의 말을 듣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자기의 할 말만 다하고, 상대방의 말은 철저히 무시하고, 마음대로 해석하고 자기 유익 한데로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특별한 기술을 가졌다. 그는 괴상한 논리로 상대의 허를 찌르기도 하고, 거짓말을 그럴듯하게 하면서 상대의 약점을 파고 들어가는 독특한 기술을 가졌다. 말하자면 오늘의 정치한다는 사람들, 대통령 후보로 나온 사람들의 모습이다.

정치꾼들은 말 그대로 <말쟁이>들이다. 말쟁이는 말 선수들이다. 진심으로 정직하게 말하는 후보들은 초장에 후보에서 떨어졌고, 말 많은 사람들만 남아서 말로서 말 대결을 하고 있다.

말에는 힘이 있다. 말은 세상을 변화시키고, 사람을 변화시킨다. 말에는 그 사람의 인격과 사상이 있고, 뜻이 있고, 철학이 있어야 하는데, 말을 둘러대고 상대를 무너뜨리고, 말을 뒤집고,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참으로 대단한 <말쟁이>들의 경연대회를 보는 듯하다. 남아일언 중천금이란 말이 있는데, 남자의 말은 천금같이 무겁고, 힘이 있어야 하는데 가볍기가 냄비뚜껑 같은 사람들이 어찌 나랏일을 할 것인가? 후보자들에게서 나라의 미래를 꿈꾸는 비전을 들을 수 없고, 우선 먹기에 곶감이 달다는 식으로 시청자들을 속이고, 걸핏하면 국고를 털어서 소상공인들, 서민들,청년들을 지원하겠단다. 이건 아니라고 본다. 포플리즘의 전문가들이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는 전략을 그만했으면 한다.

또 <말쟁이>만 문제가 아니라, <글쟁이>도 큰일이다. 
<펜은 칼보다 무섭다>는 말이 있듯이, 글만큼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것도 없다. 왜냐하면 글은 그 사람의 사상과 이념, 철학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서구 나라들이 아프리카나 아시아에 식민지를 만들고, 절대로 <철학>을 가르치치 않았다고 한다. 생각하는 민족이 되면 반발할 터이니...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 했을 때, 일본은 친일언론을 통해서 친일 작가들이 내선일체를 주장하도록 만들었고, 신사참배는 종교가 아니고, 그냥 국가의식이라고 국민들을 세뇌 시켰다. 결국 그 때나 지금이나 <말쟁이> 못지않게 <글쟁이>도 문제였다. 

지난 5년 동안 글쟁이들의 눈과 귀가 가리워졌는지 정론을 펴는 언론은 별로 없었다. 그 숱한 글쟁이들은 <좋아졌네 좋아졌네 몰라보게 좋아졌네>하면서 용비어천가를 불러댔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퇴보를 걷고 있는 이유였다. 하기는 소설가, 영화시나리오 쓰는 분들도 훌륭한 작가들도 많이 있었지만, 그중에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이론을 예찬하면서 만든 소설이나 영화가, 대 히트를 치고 때 돈을 버는 자들이 참으로 많았다.

하기야 나 같은 사람도 <말쟁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목사로서 53년을 설교했다. 설교자는 말을 하는 자가 아니고, 성경대로 생명의 복음을 그대로 선포하는 것이다. 그런데 펜데믹기간 중에 한국교회와 지도자들은 정부로부터 강단을 제한당하고, 예배를 제한받고 있음에도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생각해보면 가슴 아픈 일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 크게 가슴앓이를 해야 하는 것은, 한국교회 강단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복음>을 전하기보다 강단 꾼(Pulpiteer) 곧 <말쟁이>가 되어 청중들에게 아부하면서 웃기고, 울리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했었다. 이러한 죄들을 회개해야 할 것이다. 

물론 민심이 천심이라고 말하지만, 민심도 조작이 가능 하고, 민심도 전자기술로 바꾸는 세상이다. 부정선거의 증거가 차고 넘쳐도 검사도, 판사도, 아무 말을 안하고 넘어갔다. 말해야 할 때는 침묵으로 슬쩍 넘어가고, 자기변명을 할 때나, 상대를 쓰러 뜨리려고 할 때는 염치없는 말, 독한 말을 쏟아 내고 있는데, 이런 사람들 중에 대통령을 뽑고, 국회의원을 뽑으라니 기가 막힐 일이다. 

 한국의 정치는 한국교회와 맞물려 있다. 교회가 영적으로 깨어있고, 살아야 대한민국도 살아남을 수 있다. <말쟁이><글쟁이>들이 흐려 놓은 이 세상을, <참 말씀 운동>이야말로 세상을 바꾸고, 시대를 바꾸고 역사를 바꿀 것이다.